軍3500명 대기…비상사태 대비
제2국민투표, 교착상태 돌파 방안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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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영국이 아무런 협상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를 맞을 준비에 분주해졌다. EU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하고, 영국 의회의 반발은 커진 가운데 “배드 딜(Bad Deal)보다는 노 딜이 낫다”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지난해 발언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BBC 방송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노 딜 브렉시트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내각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이행해야 할 때라는 점에 공감하고 20억파운드(한화 약 2조8700억원) 규모의 우발위험준비금을 내무부, 환경부, 농업부 등에 배정했다. 영국 재무부는 지난해 예산안 발표 당시 ‘노 딜’에 대비하고자 30억파운드(약 4조3000억원)를 별도로 책정했다.
내각은 원활한 식료품·의약품 공급을 위해 수송선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업들이 정부와 마찬가지로 독자적인 ‘노 딜’ 계획을 수립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국 국세청은 기업의 ‘노 딜’ 준비를 돕기 위한 100쪽 분량의 지침서를 작성해 기업 8만여곳에 배포할 예정이다. TV 광고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서는 시민들이 ‘노 딜’에 어떻게 대비할지도 전해진다. 긴급 사태에 돌입할 정부 부처를 돕기 위한 병력 3500명도 대기 중이다.
총리실 대변인은 “내각은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가 정부의 최우선사항이라는 점에 동의했다”면서 “‘노 딜’을 비롯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게 정부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EU가 메이 총리의 합의안 수정 요청에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가 어떤 합의안이 나오더라도 의회에서 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한 데 따른 것이다. 메이 총리는 전날 하원에서 합의안에 대한 의회투표를 내년 1월 셋째 주에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하원이 의견을 표명하려고 또다시 한 달을 기다릴 수는 없다”며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과 자유민주당, 웨일스민족당 등 다른 야당도 정부 불신임안 제출을 촉구했다.
메이 총리가 거부한 제2 국민투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영국 정부에는 부담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더 많은 의원들이 첫 번째 투표 결과를 반전시킬 수 있는 2차 투표를 요구하고 있다”며 “교착상태를 깨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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