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김철수 감독 |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올 시즌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인터뷰장에 들어오던 김철수(48) 한국전력 감독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나타났다.
17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둔 게 기쁘면서도, 미안한 감정이 몰려왔다.
김철수 감독은 18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세트 스코어 3-2(25-23 20-25 25-14 27-29 15-9)로 승리한 뒤 "이렇게 1승을 거두는 게 힘들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 팀 경기력은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특히 수비력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관건은 공격력이다. 외국인 선수가 없다 보니 공격 쪽에서 한계를 느꼈는데 오늘은 우리 토종 선수들이 고비를 잘 넘겼다"고 총평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에도 우리 팀이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한 건 단 세 경기뿐이다. 선수들이 열심히 싸워준 덕"이라며 "오늘 경기 전에 5세트 경기를 5번 했는데 모두 졌다. 오늘도 4세트를 내주면서 걱정을 했는데 이번에는 마지막까지 무너지지 않았다"고 거듭 이날 경기를 복기했다.
경기 뒤 김 감독은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이게 우리의 실력이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하자"고 독려했다.
인터뷰장에 온 뒤에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서재덕 등 모든 선수가 고생했다. 절실하게 경기를 치른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김 감독은 여전히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이날 한국전력에서는 서재덕(30점), 최홍석(20점), 김인혁(16점) 등 날개 공격수들이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서재덕, 최홍석, 김인혁의 공격이 동시에 터져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 그만큼 준비할 게 많다는 의미"라고 했다.
연패를 끊긴 했지만, 다른 팀은 한국전력을 '꼭 이겨야 할 상대'로 본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힘든 경기가 계속될 것이다. 더 끈끈한 한국전력의 배구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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