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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Y결산 : 드라마①] #뜬금 하차 #열악한 제작 환경...韓드라마 논란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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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K-팝과 마찬가지로 K-드라마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매력적인 배우들과 높은 완성도로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고 하지만 그 어둠은 꽤 짙었다. 카메라 앞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빛난 스타들 뒤로 그들에게 빛을 비춰준 스태프들의 '피땀눈물'은 쉽게 가려졌다. 여기에 다양한 이유로 방송 중이던 드라마에서 주연 배우가 사라지는 초유의 사태들도 대거 있었다.

◇ 갑작스러운 중도 하차...이유도 제각각

한창 방송 중이던 드라마에서 주연 배우가 사라졌다. 제각각의 이유로 중도하차를 한 것. 먼저 고현정은 지난 2월 제작진과의 불화로 SBS '리턴'에서 하차했다. 그 자리를 박진희가 채웠지만, 고현정과 연출을 맡은 주동민 PD의 갈등과 하차, 박진희 합류의 과정에서 대중들은 피로함을 느꼈다. 당시 SBS 측은 "'리턴'은 고현정과 제작진 간의 갈등이 커서 더 이상 같이 작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8월 김정현이 MBC '시간'에서 하차했다. 당시 소속사 오앤엔터테인먼트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최근 심적, 체력적인 휴식이 필요하다는 담당의의 진단에 따라 결국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정현은 섭식 장애, 수면 장애로 치료를 받아오고 있었다. 그렇지만 '시간'의 남자주인공으로 서현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던 김정현의 하차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앞서 김정현은 드라마를 처음 소개하고 알리는 제작발표회에서 행사 내내 표정이 없고, 서현의 팔짱을 거절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보였던 바 있다.

윤두준은 8월 갑작스러운 입대로 tvN '식샤를 합시다3'에서 급하게 하차했다. 당초 16부작으로 예정돼 있었던 드라마는 결국 14회로 변경해 조기 종영을 하게 됐다. 입대를 앞둔 윤두준을 제작사에서 무리하게 캐스팅하려다 벌어진 일이라는 의견과 경기남부청에서 진행된 의무경찰 선발 추첨에서 탈락하면서 급하게 입대를 하게 된 윤두준 측이 플랜B를 계획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윤두준은 입대하면서 "저도 많이 놀랐다"면서 "하루빨리 다녀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짐을 이제나마 덜 수 있게 됐다"고 자필 편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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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은 앞서 하차를 한 다른 이들과 다른 양상으로 2월 방영 중이던 tvN '크로스'에서 불명예 하차했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것. 그는 "전 잘못 살아왔다. 30년 가까이 연기 생활하며 동료, 스태프, 후배들에게 실수와 죄스러운 말과 행동도 참 많았다. 저는 죄인이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전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다. 제 자신을 생각하지 않겠다"며 활동을 중단했다. 극 중 조재현은 16회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전개였지만, 12회에서 죽게 되면서 드라마의 전개에 악영향을 끼쳤다.

◇ 열악한 제작 환경...고통은 스태프의 몫으로

tvN '화유기'는 우리나라 드라마 촬영 현장의 열악함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드라마로 전락하고 말았다. 첫 방송이 나가던 새벽에 '화유기' 촬영 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1시경 경기 용인시 드라마 세트장에서 스태프 A씨가 천장에 샹들리에를 매달다가 3m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허리뼈와 골반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MBC의 자회사인 MBC아트 미술팀 소속으로, '화유기' 제작사인 JS픽쳐스로 용역을 나온 현장 팀장이었다. 이런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유기'는 같은 날 첫 방송을 강행했다.

일시적으로 방송이 중단됐던 '화유기'였지만 제작사 JS픽쳐스와 tvN 측은 제작 여건 개선을 위해 ▲전체 방송 스태프의 최소 주 1일 이상 휴식을 보장(최대 주 2일) ▲ 드라마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 '하백의 신부 2017' 등을 연출한 김병수 PD를 추가 투입해 제작스태프의 업무 여건을 개선 ▲24일 방송사고와 관련해서는 기존 CG업체와 논의 하에 신규 CG업체 1곳 등 최소 2개 이상 업체와 함께 미흡한 부분을 보완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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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무리한 편성에 따라 장시간 노동이 반복되는 가운데, 계약 내용에 없는 무리한 작업 요구가 빈번해 스태프들의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었다"며 "제대로 된 설계도면도 없이 부실한 자재로 시공된 환경, 안전 장비 없이 무리한 작업 요구를 수행하다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고 사건의 경위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 해결 과정을 통해 드라마 제작 현장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화유기' 이후에도 인재(人災)는 계속됐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될 '킹덤' 스태프와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가 사망에 이른 것. 1월 '킹덤'의 미술 스태프는 용인에서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귀가하던 중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으나 뇌동맥류 파열로 끝내 사망했다.

전국영화산업노조 측은 "'킹덤'의 제작사는 고인께서 사망 전 이틀 동안 촬영이 없었던 만큼, 과로사에 대해 부정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2016년 방송노동자 노동시간의 통계보다도 미술팀의 경우 촬영이 없는 날이라 하더라도 촬영 준비 등의 업무로 잠자는 시간도 쪼개고 쪼개어 일하고 있는 만큼 해당 통계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일을 하고 있다. '킹덤' 제작사에서 주장하는 단순히 촬영이 없었기 때문에 충분히 쉬었을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지하거나 무지를 가장한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서명을 발표했다.

8월에는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제작사 노동자 한 명이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당시 언론노조 측은 "평소에 특별한 지병도 없었던 30세의 건강한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으로 드라마 현장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는 지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 동안 야외에서 76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의 만성 과로 인정 노동시간은 주 60시간"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폭염 속에 드라마 촬영이 강행된 가운데 온열 질환이나 과로로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렇듯 열악한 제작 환경으로 인한 스태프 사고, 사망 등으로 2018년 드라마계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한 방송 관계자는 "2016년 tvN '혼술남녀' 조연출이었던 고 이한빛 PD가 잔혹한 방송 제작 환경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 이후 2년이 흘렀고 곳곳에서 스태프들의 인권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도 드라마 제작 환경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한 뒤 "죽을 만큼 일하다가 정말로 죽는 일이 생기면 안 되지 않나. 다행히 열악한 드라마 스태프들의 현실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인권센터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내년에는 장시간 노동으로 내몰린 스태프들의 인권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각 드라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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