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미투 격랑’…소송 아직 ‘진행중’
북한삼지연관현악단 서울·강릉 첫 무대
남측예술단 평양답방 ‘봄이 온다’ 공연
클래식 음악계는 스타음악가들 줄내한
공연시장 규모 사상 첫 8000억대 진입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를 기념해 한국을 방문한 삼지연 관현악단. [사진=공동취재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18년 공연계는 유독 ‘정치’와 연관된 흐름이 강했다. 페미니즘을 위시한 성정치 흐름과 남북정상회담 등 거대 이슈에 공연계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작은 ‘미투’(#me too)였다. 피해자들이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SNS에 쏟아내면서 연극계는 새해 벽두부터 걷잡을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극단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예술감독, 오태석 연출, 에이콤 윤호진 대표 등 공연예술계 큰 손들의 불미스러운 과거 행적이 잇따라 드러났다. 사과에 이어 공연계를 떠났고 일부는 기소된 상태이나, ‘미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윤택 감독은 지난 9월 유사강간치상 등 혐의 18개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미투(MeToo) 운동’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중 처음으로 선고된 실형이다. 그러나 이 감독측은 원심에서 인정된 유사강간 치상 혐의는 ‘사실 오인’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지난 4일 항소한 상태다.
암울한 뉴스만 있었던 건 아니다. 남북관계가 훈풍이 불면서 공연계도 남북교류가 활발해졌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지난 2월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관현악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무대에 올라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소녀시대 서현이 합동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 4월엔 조용필, 백지영, 이선희 등 남측 예술단이 평양을 찾아 답방 공연 ‘봄이 온다’를 이어갔다. 북한 대표 극작가 ‘송영’의 희곡 ‘호신술’도 공연중이다. 국립극단의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가운데 열 번째 공연으로, 오는 24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 음악계는 유독 스타 음악가들과 명문 악단의 줄내한이 이어졌다. 국내 대표 공연장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도 각각 30주년, 40주년을 맞아 1년 내내 기념공연을 이어갔다. 세계 클래식 팬들이 열광하는 스타 피아니스트 예브니 키신과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국내 무대에 연달아 섰다. 키신 리사이틀은 공연 넉 달 전에 전석 매진됐고, 1시간 25분간 이어진 커튼콜과 8곡 앙코르 연주로 화제를 모았다. ‘피아니스트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지메르만 역시 특유의 정교하고 섬세한 연주로 호평을 받았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듀오 콘서트. [사진=예술의전당]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인기도 여전했다. 전국 4개도시에서 열린 독주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듀오, 협연 무대까지 모두 몇 분안에 매진을 기록했다.
사이먼래틀과 런던심포니 내한공연. [사진=롯데콘서트홀] |
사이먼래틀의 런던 심포니, 주빈 메타가 지휘한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뮌헨 필하모닉, 에사 페카 살로넨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 세계 명문악단의 방한도 국내 클래식 팬의 환영을 받았다.
해외 명문 교향악단에서 활동하는 한국 젊은 음악가의 활약상도 돋보였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이지윤은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종신악장으로 각각 임명됐다. 김수연도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서 악장으로 활동 중이며, 김소진은 뮌헨 방송 오케스트라 부악장으로 선임됐다.
월드 발레스타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라바야데르’ 공연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
무용계도 화려하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 월드 발레 스타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내한 공연과 23년 만에 합동 내한 공연을 펼친 볼쇼이 오케스트라-발레단, 16년 만에 한국을 찾은 ‘현대무용 최전선’ 네덜란드 댄스시어터1(NDT1) 등이 이목을 끌었다.
뮤지컬계에선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을 넘어서 관객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신시컴퍼니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라이선스 초연작 ‘마틸다’를 공개했다. 관객의 세대 폭을 넓히고자 하는 전략이다. EMK뮤지컬 컴퍼니는 제작비 175억원, 제작기간 5년을 들여 완성한 블록버스터 창작 뮤지컬 ‘웃는남자’를 선보였다. 전세계 라이선스 수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한편, 2018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공연시장 규모는 8000억원대에 진입했다. 공연예술실태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8000억원대를 돌파했으며, 2016년 7480억원 대비 8.7% 증가한 수치다. 공연시장의 완만한 회복세가 도드라졌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