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개막전 이후 무승전패
연이은 부상에 외국인선수 없어
한전 “외국인 추가교체 허용” 요청
오늘 단장 간담회 열고 논의키로
삼성화재 타이스의 공격 때 블로킹을 시도하는 한국전력. 한국전력은 국내 선수로 버티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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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 한국전력이 끝없이 추락 중이다. 지난 10월 개막 이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5연패에 빠졌다. 한국전력은 연패 탈출을 위해 급기야 V리그 규정까지 바꿔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한국전력의 요청에 따라 남녀 프로배구 13개 팀 단장들은 13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전력의 성적이 너무 떨어지면 V리그 흥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구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5월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드래프트)에서 외국인 선수 사이먼 힐치(독일)를 뽑았다. 그런데 힐치는 개막 전부터 부상을 당해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한전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당시 한국배구연맹(KOVO)는 한국전력에 "개막 전까지는 외국인 선수 교체 회수에 제한이 없으니 빨리 교체해달라. 개막 후에는 교체가 한 번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전력은 충분히 교체 제도를 이해했으나 새 외국인 선수를 바로 데려오지 못했다. 결국 V리그 개막 이후인 10월 17일에 아텀 수쉬코(러시아)를 새 외국인 선수로 등록했다. 그런데 아텀마저 복근 부상으로 짐을 쌌다.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다 보니 연패의 수렁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이러다 한국전력이 2008~09시즌에 세운 최다 연패 기록(25연패)을 깰 수도 있다.
마음이 다급해진 공정배 한국전력 단장은 지난 7일 KOVO에 “외국인 선수를 한 번 더 교체할 수 있게 해달라”라는 공문을 보내는 한편 다른 12개 팀 단장들에게도 같은 내용을 호소했다. 즉, 예외를 허용해 달라는 뜻이다. KOVO는 시즌 중 외국인 선수 교체를 1회에 한해 허용하는데 한국전력은 이미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양광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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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구단 단장들은 한국전력의 현재 상황이 너무 좋지 않자 외국인 선수 교체를 허용해주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 그렇다면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시즌 도중 규정을 바꾸게 된다. 이헌우 KOVO 경기운영팀 차장은 “단장 간담회에서 한국전력의 외국인 선수 교체를 허용하기로 한다면 연맹은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한국전력에만 특혜를 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팀에도 외국인 선수 교체를 2회까지 허용해야 한다. 다음 시즌에도 바뀐 규정을 적용할지는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규정을 바꾸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이 많아 13일 단장 회의에서 부결됐다. KOVO에 따르면 단장들은 외국인선수 부재에서 오는 리그 전력 불균형 등 파급 영향을 충분히 공감하지만 시즌 중간 규정 변경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한국전력이 외국인 선수를 다시 교체한다고 해서 한국전력의 경기력이 급격히 좋아지기는 힘들었다. 더구나 마땅한 외국인 선수를 찾기도 쉽지 않다. V리그 외국인 선수는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선수 중에서 뽑아야 하는데 현재 다른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아 시즌 중에 데려오기가 쉽지 않다. 최천식 해설위원은 “가장 유력한 교체 카드로 아르파드 바로티(헝가리)가 거론됐다. 2016~17시즌에 한국전력에서 뛰었고, 여자팀인 KGC인삼공사의 알레나 버그스마(미국)의 연인이라 한국에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총체적 난국인 한국전력을 일으킬 만큼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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