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독일·네덜란드 총리 만나 대책 논의…EU “재협상 없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가 11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비준 표결을 하루 앞두고 연기하면서 일단 시간은 벌었다. 하지만 표결 최종기한인 다음달 21일까지 안팎으로 압박이 거세다.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재협상을 압박하지만, 유럽연합(EU)은 재협상은 없다고 못 박고 있어 시간은 메이 총리의 편이 아닌 상황이다.
10일 의회 표결을 연기시킨 메이 총리는 11일 독일로 건너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 재협상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총리, EU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을 각각 현지에서 면담했다.
BBC는 영국의 관세동맹 잔류라는 안전장치 없이도 독일·네덜란드가 영국과 무역거래를 성사시키려고 성의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메이가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이는 EU와 브렉시트 협상 기간 내내 의회 지지를 얻기 위해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더욱 깊은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앰버 러드 노동·연금부 장관은 “13일 브뤼셀 EU 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는 재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영국 의회 비준 표결을 돕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하겠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EU와 완전한 결별을 원하는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과 손잡고 관세동맹 잔류에 반대하며 메이 총리를 흔들고 있다. 관세동맹에 남으면 북아일랜드는 지금처럼 아일랜드와 무관세로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강경파들은 영국이 원할 때 관세동맹을 떠날 수 없는 구조를 문제로 지적한다.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을 필두로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메이 총리 불신임 투표를 추진하고 있다. 투표가 개시되기 위해서는 48명 의원의 요구서한이 필요한데, 이날 현재 26명이 동의했다고 더타임스가 전했다.
메이 총리와 EU 정상들 간 회담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스크 상임의장의 대변인은 정상들이 어떤 협의도 없는 결별,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 대비 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U가 재협상에 응한다 해도 스페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지브롤터, 어업권 설정 문제에서 영국에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사법재판소(ECJ)의 10일 유권해석도 메이 총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ECJ는 브렉시트 통보를 영국이 스스로 되돌릴 수 있다고 해석했다. 브렉시트 재국민투표 운동은 추진력을 얻겠지만 브렉시트 협상에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11일 표결이 부결되면 조기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코빈은 10일 표결 연기 조치로 의회에 혼란만 초래했다며 메이의 총리직 사퇴를 요구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 [인기 무료만화 보기]
▶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