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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 앞둔 영국, 이미 ‘폭풍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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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서도 100여명 반대, 투표 연기·재협상 요구도…메이는 정면돌파 예고

ECJ “브렉시트 번복 가능”…합의안 표결 전 막판 변수



경향신문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합의안 미진”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이틀 앞둔 9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정부가 마련한 합의안이 미진하다며 의회에 부결을 압박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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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회의 11일(현지시간)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앞두고 영국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합의안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테리사 메이 총리는 정면 돌파를 예고한 상태다.

이번 합의안은 지난달 13일 메이 내각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협상 17개월 만에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집권 보수당에서만 강경파 의원 100여명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원 통과를 위해서는 유효 639표 중 최소 320표가 필요하지만, 보수당과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 의석을 모두 합치면 325표로 과반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합의안이 부결되면 정국은 그야말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 된다. EU와의 재협상부터 노딜 브렉시트(어떠한 합의 없는 EU 탈퇴)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의회가 메이 총리를 불신임하고 조기 총선이 개시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협상 마감시한(내년 3월29일)이 3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데다 EU도 재협상을 거부하고 있어, 새 지도부가 현재보다 유리한 안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유럽사법재판소(ECJ)가 10일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번복이 가능하다고 판결한 것도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영국이 EU 동의 없이 탈퇴 의사를 통보한 것처럼, 이를 철회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국 국민의 절반가량은 여전히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국민투표 재실시와 EU 잔류를 주장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강경파들은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메이 총리가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13~14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문 내 ‘백스톱(안전장치)’안을 제외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각 내부에서도 부결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투표를 연기하고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EU는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메이 총리 역시 이번 합의안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9일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부결은) 영국을 전례없는 혼란으로 빠뜨릴 것”이라며 “나를 지지하든가 ‘노(No)브렉시트’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바클레이 브렉시트 장관도 9일 “인준 투표는 예정대로 화요일에 진행될 것”이라며 재협상 요구를 일축했다. EU의 반대를 무릅쓰고 영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면, 핵심 쟁점인 스페인 지브롤터 문제나 어업권 협상에서 EU 측에 추가 양보를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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