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벼랑끝 英총리, 의회표결 미루나…이번 주 ‘브렉시트’ 분수령(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영국 정부가 오는 1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합의문의 의회 표결을 앞두고 표결일자를 연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집권 보수당에서조차 100명 이상이 공개적으로 거부의사를 표하며 의회 비준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대두하고 있어서다. 비준을 받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은 물론, 내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10일 중 브렉시트 합의문의 의회 표결을 연기할 것인지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합의문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총의석에서 의장 등 투표 미참여자를 제외한 하원의원 639명 가운데 과반인 320명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324표를 갖고 있는 보수당에서조차 강경 브렉시트파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거센 상태다.

이에 따라 보수당 의원은 물론, 내각 각료들조차도 11일로 예정된 표결을 연기하고 EU측의 추가 양보를 얻어낼 것을 압박하고 있다. FT는 "100명 이상의 보수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현 합의문에 반대한다고 말하면서 메이 총리가 큰 패배 상황에 직면해있다"며 "앞서 스티븐 바클레이 신임 브렉시트 장관은 표결 연기설에 대해 11일에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었지만, 영국 정부는 표결 직전까지 언제든지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포함한 보수당 강경 브렉시트파는 메이 총리가 오는 13~14일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EU정상회의에 참석해 현재 영국 의회가 반대하고 있는 이른 바 '안전장치(backstop)' 방안을 없애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동시탈퇴 등을 요구해왔다. 노동당의 경우 브렉시트는 찬성하지만 이번 합의안이 산업과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고, 전환기 등에 대한 규정이 어정쩡하다는 데 반발하고 있다. 다만 EU측은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못박은 상태다.

대신 메이 내각이 반대파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합의문이 아닌 미래관계 정치적선언의 내용 일부를 변경하는 방안을 EU에 제안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다만 FT는 이 경우 오히려 스페인과의 지브롤터 문제, 어업권 협상 등 EU의 반발로 영국이 더 압력을 받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장관은 "영국이 재협상을 요구하게 되면 일방통행이 아니게 된다"며 "프랑스, 스페인을 포함한 EU측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브렉시트 합의문 표결과 EU정상회의가 예정된 이번 주는 영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자 메이 총리의 중요 정치적 시험대다. 도널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주는 브렉시트로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가 표결을 연기하게 되면 EU로서도 다음 행보에 불확실성이 커진다.

표결이 11일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의회의 비준을 얻지 못할 경우 영국의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혼란이 불가피하다.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는 것이다. 앞서 노동당은 합의문 부결 시 정부 불신임 투표를 제기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던컨 스미스 등은 합의문이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하고 수정되지도 않는다면 제2 국민투표, 내각 사퇴요구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FT에 귀띔했다.

더욱이 10일에는 EU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가 영국이 일방적으로 브렉시트를 철회할 수 있는 지 판결도 발표한다. 통상적인 해석에 따르면 내년 3월29일 브렉시트를 앞두고 영국 의회는 합의문에 비준하거나, 비준동의를 거부해 이른바 '노딜' 상태로 EU를 탈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가 브렉시트를 번복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제2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도 또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

메이 총리는 전날 데일리메일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결 시 더 큰 분열과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일반 유권자들로부터 이번 합의안을 지지하는 내용의 편지와 이메일을 3000통 이상 받았다"고 합의문에 대한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또한 "노동당이 이를 통해 조기총선을 꾀하려 한다"며 "국익이 아닌 단기간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정당정치다. 장기적으로 국가에겐 아픔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EU와 어떤 협상을 체결하더라도 영국 경제가 내년 3월29일 브렉시트 이후 심각한 충격을 받게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특히 아무런 협상을 체결하지 않은 채 탈퇴하는 이른바 '무질서한 브렉시트(disorderly Brexit)' 시 경제성장률은 7%이상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