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일 EU 정상회의
‘정치 위기’ 메이 총리, 정면돌파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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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가 10일 ‘운명의 한 주’를 맞았다. 영국이 어떤 모양새로 EU를 떠나게 될지 가늠할 수 있는 일정이 연달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와 EU와의 협상안을 바탕으로 한 ‘질서 있는’ 브렉시트부터 합의 없는 ‘노딜’ 브렉시트, ‘제2차 국민투표’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디언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은 브렉시트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ECJ는 스코틀랜드법원의 의뢰로 지난 27일부터 영국이 EU 탈퇴 통보를 철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리를 벌였다.
EU 회원국 탈퇴에 대해 규정한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르면 영국 의회는 영국이 EU와 체결한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에 대해 ‘동의’ 또는 ‘거부’만 할 수 있다. 만약 ECJ가 영국이 일방적으로 브렉시트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결정 내리면 영국 의회의 선택지는 하나 더 늘어난다. 영국 내 EU 잔류파가 주장하는 제2차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개최안이 급부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음날인 11일에는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 동의안을 놓고 표결한다. 의회가 가결하면 영국은 브렉시트 합의문에 적시된 대로 내년 3월 30일부터 전환기간에 돌입하며 질서 있는 브렉시트로 나아간다. 반면 의회에서 부결되면 영국은 협상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의 길을 걷게 된다.
현재까지는 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FT는 “테리사 메이 총리는 11일 거의 확실한 패배에 직면할 수 있다”며 “100명 이상의 보수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EU와의 협상안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는 반대표의 수에 따라 사임하거나 논란이 되는 백스톱(Backstop·안전장치) 방안 등에서 EU의 입장 변화를 요구하겠다고 약속할 수도 있다”고 했다.
영국 의회의 표결 연기설도 제기된다. 현지 언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각료들이 의회 투표를 연기하고 EU의 추가 양보를 얻어내도록 메이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13~14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도 영국의 일정에 따라 다양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의회에서 합의안이 가결되면 문제 없지만, 반대의 경우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노딜 브렉시트나 재협상을 두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이 의회 표결을 연기하면 제2차 국민투표 또는 재협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이날 합의안 부결, 일정 변경 등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메이 총리는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더 큰 분열과 불확실성을 마주치게 될 것”이라며 제2차 국민투표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티브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도 BBC 방송에서 “영국이 EU에 재협상을 요구하면 프랑스, 스페인을 포함한 EU 역시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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