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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메이, 브렉시트 의회 토론 첫날부터 '난관'…'험로' 예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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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 지지 호소에도 '의회 모독' 등 표결서 잇따라 패배

합의안 부결시 의회에 직접적 발언권 부여…이틀째 안보·이민 논의

연합뉴스

브렉시트 토론 앞두고 하원 연설하는 메이 총리
(런던 AFP=연합뉴스)



(서울·런던=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박대한 특파원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Brexit) 합의안을 제시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 토론회 첫날부터 야당 등 반대파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열린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첫 하원 토론회에서는 메이 총리가 직접 나서 지지를 당부했다.

메이 총리는 "우리는 영국 국민의 결정을 존중해 브렉시트를 이행해야 한다"며 길고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줄 것을 호소했다.

이어 의회가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대책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거나 브렉시트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진행된 일련의 표결에서 당혹스러운 패배를 안으면서 기선을 제압당했다.

우선 정부가 브렉시트 합의안의 법률 검토 보고서 전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표결에 부쳐진 '의회 모독' 동의안이 311대 293, 18표 차로 통과됐다.

영국 정치사에서 정부를 상대로 한 의회 모독 동의안이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집권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다른 야당과 입장을 같이하면서 정부에 패배를 안겼다.

앞서 노동당을 비롯한 야당은 정부에 보고서 전체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정부는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43쪽 분량의 요약본만 공개한 바 있다.

의회 표결에 따라 영국 정부는 5일 법률 검토 보고서 전체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의회는 아울러 브렉시트 합의안이 오는 11일 표결에서 부결될 경우 의회에 직접적인 발언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발의안 역시 찬성 321, 반대 299로 통과시켰다.

올해 제정된 'EU 탈퇴법'에 따르면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면 정부는 21일 이내에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혀야 한다.

이번 발의안이 통과되면서 의회는 단순히 정부 계획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를 수정하는 등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뒀다.

구체적으로 의회가 합의안 부결로 인해 '노 딜' 브렉시트로 향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플랜 B'를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합의안 부결 이후 의회가 주도권을 잡는다면 브렉시트에 대한 제2의 국민투표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가 속한 보수당의 도미니크 그리브 하원의원은 "이제 의회가 브렉시트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아 영국 국민에게 최종 결정권을 줘야 한다. 결국에는 국민들이 이 사안을 정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메이 총리에 희망적인 점 한 가지는 이날 의회 표결 결과가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을 설득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렉시트 강경론자 입장에서는 제2 국민투표 또는 기타 유럽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내용의 '플랜 B' 보다는 메이 총리 합의안 지지를 선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가 이를 근거로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지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하원 토론회는 오는 8일까지 닷새간 진행된다. 5일에는 안보·외교 분야, 6일에는 경제 분야 토론이 예정돼있다.

이와 관련해 메이 총리는 보수당 내 소규모 그룹들을 계속 만나면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당부해 나갈 계획이다.

이달 11일 치러질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투표는 영국의 미래를 결정할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가결되면 브렉시트 절차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돼 '연착륙'할 수 있다.

하지만 부결될 경우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한층 커져 경제 전반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상황에 따라선 메이 총리의 사임 압력으로 이어져 정계도 격변기를 맞을 수 있다.

[로이터제공]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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