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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로 EU 돌아가는 의료진… 英 건강보험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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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불안정한 상황에 파운드화 약세… "브렉시트 투표 후 환자 태도 달라져" 호소도]

머니투데이

NHS 내 직원들이 더 많은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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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영국에서 유럽연합(EU) 출신 의료 인력들이 계속 빠져나가면서 영국의 건강보험 시스템이 위기에 처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료위원회(GMC) 자료를 인용해 올해 영국 내 EU 출신 의사가 8년 만에 가장 적은 1만487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브렉시트로 인해 EU 국적자의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파운드 가치가 떨어지면서 '의료진의 탈(脫)영국'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은 1948년부터 보편적 건강보험 시스템인 NHS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NHS는 재정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NHS의 150만개 일자리 중 상당 부분을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다른 EU 출신 의료 인력이 메워왔다. 지난해 NHS 의사의 약 10%가 다른 EU 국적자였으며, 이 비율이 안과는 25%, 외과는 18%에 달했다.

지난달 영국과 EU가 공식 서명한 브렉시트 합의안에는 영국 내 EU 소속 국적자의 시민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지만 영국 하원에서 합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합의안 규정에 따르면 이미 영국에 들어와 일하고 있는 EU 국적자만 시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지원자는 해당이 안 된다.

영국 보건부는 지금껏 16만7000명의 EU 출신 보건업 종사자가 영주권을 받는 데 우선권이 주어졌다고 말하고, 아시아 의료진을 대거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을 떠나는 일부 의사들은 브렉시트 투표 이후 환자들의 태도마저 바뀌었다고 호소했다. NHS에서 일하다 지난해 이탈리아로 돌아간 피부과 의사 안나 잠페티는 "진료받던 환자가 내가 이탈리아 사람인 것을 알고 영어를 더 잘 쓰는 의사를 요구했다"면서 "우리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수현 인턴기자 vigi1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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