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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농림축산식품부ㆍ헤럴드경제 공동기획][잡곡 전성시대-콩] 단백질·지방의 보고 콩…한국인 수천년 ‘건강 밥상’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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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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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원산지…3000년전 재배

보존 재래종 콩 무려 8000점 넘어

수출유망 ‘미래클 K-Food’ 9종에

작두콩차·제주 푸른콩 식품 선정

국산콩 원료 日건강식 ‘낫토’ 주목

‘웰빙문화’가 일상화하면서 잡곡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그 중 콩은 한국인의 식문화를 설명하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잡곡 중의 잡곡이다. 간장, 된장, 고추장 등 한식의 기본이 되는 장의 원료이자 쌀에 부족한 단백질과 지방의 공급원으로 오랫동안 한국인의 밥상을 지켜 왔다.

콩의 발상지가 바로 우리나라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콩은 동북아시아 중 중국 만주지방과 한반도 지역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는 3000여 년 전부터 재배돼 온 것으로 추정된다.

콩의 발상지답게 우리나라는 수많은 종류의 토종 콩을 보유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에 보존 중인 재래종 콩의 수는 약 8000여 점을 넘는다. 토종 콩의 이름에는 우리의 문화와 언어적 특성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서리태는 서리가 내리는 상강(霜降) 즈음에 수확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목태는 까맣고 작은 알이 쥐의 눈을 닮았다고 해서 서목(鼠目:쥐눈이 콩)이라 불린다. 선비잡이콩은 과거를 보러가던 선비를 주저앉힐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고 해서 재미난 이름이 붙은 경우다.

콩은 전체 영양성분 중 40% 내외가 단백질로 구성돼 있으며, 20%에 달하는 지방은 대부분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다. 채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건강을 지키려는 이들에게 콩은 특히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콩의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필수 아미노산은 다소 부족하지만, 포화지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콩 단백질 섭취는 동맥 경화의 원인이 되는 나쁜 LDL 콜레스테롤은 낮추는 반면, 혈관을 깨끗이 하는 좋은 HDL 콜레스테롤은 높여 동맥경화나 심장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얼마 전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방송인 이영자씨가 서리태콩물을 극찬하며 서리태가 대중의 주목을 끌었다. 이영자씨의 맛깔나는 표현도 한몫했지만, 스트레스와 환경 변화로 인한 탈모 우려와 ‘제2의 피부’로 불리는 모발에 대한 관심이 인기의 바탕이 됐다. 탈모 예방 효과 외에도 콩 섭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양하다. 콩에 들어있는 대표적인 기능성물질인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며 여성의 폐경기 증상 완화, 골다공증 방지, 유방암과 전립선암 예방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식에 대한 관심 증가, 간편식의 지속적 확대라는 식품 소비 트렌드는 콩에 있어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정부는 올해 5월, 수출유망품목을 선정해 지원·육성하는 ‘미래클 K-Food’로 9종의 식품을 추가 발표했다. 카페인이 없어 커피 대용품으로 좋은 작두콩차와 연한 단맛이 특징인 제주 푸른콩 가공식품(장류)이 여기에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국산 콩으로 만든 낫토가 이슈다. 일본의 전통 발효식품인 낫토는 청국장과 유사하지만 특유의 냄새가 덜하고 단품으로도 먹을 수 있어 건강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완서 작가는 ‘두부’라는 책에서 ‘출소자에게 두부를 주는 것은 콩이 될 수 없는 두부처럼 다시는 옥살이를 하지 말라는 당부나 염원이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두부는 콩을 가공한 대표적인 국민다소비 식품이다. 95%에 이르는 높은 소화 흡수율에도 불구하고 열량은 100g당 79kcal 정도로 낮아 다이어트용 식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식감이 부드럽고 소화 흡수율이 높다는 장점 때문에 고령화 시대를 맞아 최적화된 고령친화식품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장류, 김치와 같은 발효음식부터 두부, 두유, 콩나물과 같은 비발효음식에 이르기까지 콩은 우리의 밥상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 귀중한 식재료다. 메주를 띄우고 장이 될 때를 기다리며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던 콩이 이제는 고유의 건강 기능성으로 무장하고 시대 흐름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황해창 기자/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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