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방에서 몰카 영상 유포해 수억 챙긴 일당 덜미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오프라인 전화방에서 불법촬영 영상을 유포하고 수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경찰청은 불법촬영물 등 음란물을 유통한 전화방 조직 총책 이모(39)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가맹점 업주 등 5명을 불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씨 등은 해외에 웹서버를 두고 음란사이트를 제작, 운영한 혐의(정보통신망법위반)를 받는다. 이씨 등 2명은 지난 21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가맹점 관리와 음란물 하드디스크 업데이트 담당자, 가맹점을 운영한 업주 등 5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5년 초 일본에 웹서버 구축하고, 다음 해 1월께엔 국내에 스트리밍서버 제작한 뒤 초등학교 동창인 안모(38)씨에게 5000만원에 판매하고, 안씨는 스트리밍서버에 음란동영상 2만4823개, 불법촬영물 1693개 등 6.6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영상을 업로드해 전국 136개 전화방 가맹점 업주들에게 공급해주고 매월 20만원씩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당 중 윤모(47)씨는 136개 가맹점 중 약 30개 가맹점에 일본 웹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음란동영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자체음란서버를 구축해 음란물을 최신으로 업데이트 및 유지보수 명목으로 매월 15만～20만원의 이용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방법으로 이들은 2016년 10월부터 지난 10월께까지 8억8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된 가맹점주들은 매월 평균 65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일본 소재 웹서버를 삭제ㆍ폐쇄 조치했다. 주거지와 작업장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불법촬영물 등 음란물 원본을 전량 폐기할 방침이다.

이번에 음란물 유포 경로로 활용된 전화방은 일반 PC방(등록업)과 달리 별도의 등록이 필요없는 자유업이다. 때문에 학교주변, 주택가 등 장소의 제한이 없어 어디에서든 영업이 가능하고, 일반 PC방처럼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을 해도 게임산업법(게임제공업) 상의 무등록영업으로 단속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방처럼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는 일상생활 주변에서 불법촬영물이 음성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운영하는 스트리밍서버를 통해 불법촬영물 등 음란동영상을 나머지 132개 전화방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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