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사촌 몰카까지 올리는 남성들…그릇된 과시욕과 소유욕이 문제”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21일 ‘일베 전여친 인증 사태’와 관련 “이전부터 아내, 여동생, 사촌 몰카 인증이 올라오는 경우가 계속 있었다”며 “여성을 ‘내 소유’라고 과시하는 심리 기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가해자들은 성폭력 처벌법, 명예 훼손법, 모욕죄 등에 의거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여친 인증 처음 아냐... 사촌 몰카까지 올라왔었다”

서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 이전에도 소라넷 같은 불법 포르노 사이트 등지에서 아내나 여동생 혹은 사촌누나 등과 같은 여자 지인에 대한 사진이 올라오는 경우가 계속 있었다”며 “남초 사이트 같은 경우에는 명절에 사촌 몰카도 계속 있었다. 사촌이 친척집에 오게 되면 그때마다 몰래 촬영을 해서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몰카를 인터넷에 올리는 심리에 대해 “과시욕과 인정 욕구가 주된 심리 기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본인이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을 과시함으로써 인정받는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또 “내가 이 여성을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소유하고 있는 내 소유의 여성인 것’을 과시하는 하나의 도구”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신고 있어야 수사 시작... 악플러도 모욕죄로 처벌 가능”

서 대표는 “성적인 촬영물의 경우에는 동의하에 찍어도 동의 없이 유포하면 성폭력 처벌법 14조로 처벌이 가능하다”며 “(다만) 피해자 신고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이것이 동의 하에 유포한 것인지 동의 없이 유포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찰 수사만으론 진행하기는 어려운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성적인 촬영물이 아니라 그냥 셀카 사진의 경우에는 성폭력 처벌법 14조로 처벌이 불가능”하다며 “다만 그 사진이 어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사진이라면 명예 훼손죄 정도가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또 댓글을 단 사람들의 경우에는 모욕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그래서 민사는 아니고 형사로도 가능하지만 일단 성폭력 처벌법으로는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또 “그런 촬영물을 이용한 성폭력이 있을 때 성적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특정 신체 부위다, 아니다라는 판단 기준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성폭력의 판단 기준을 경찰이나 혹은 판사가 보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어떻게 느꼈는가 기준으로 바뀌어서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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