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2018-2019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전광판을 응시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인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예전엔 초반에 체력을 비축하고 중반부터 승부를 걸었는데…. 솔직히 조금 위험한 상황이다.”
20일 현재 2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V리그에서 8승2패(승점 24)를 기록하며 선두 질주 중인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초반 독주체제’ 얘기에 손사래를 쳤다. ‘디펜딩 챔프’의 자존심을 건 새 시즌이지만 이전과 다른 밑그림 그리기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박 감독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3-1(22-25 25-19 25-21 25-21)로 완승한 뒤 “올 시즌 국가대표 선수와 가스파리니가 (나란히 대표 차출로 시즌 준비부터) 엇박자를 냈다”며 “지금은 체력 비축이 아니라 그날그날 컨디션에 맞춰서 경기한다. (1위지만) 좋은 흐름은 아니다. 체력이 갑자기 떨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최대한 승수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초반 중위권을 맴돈 대한항공은 전략적으로 체력을 비축하면서 후반기에 힘을 냈다. 결국 막판 집중력이 살아나며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그러나 올 시즌엔 주포 가스파리니가 슬로베니아 대표로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가 뒤늦게 팀에 합류했다. 체력 소모가 큰 상황이지만 초반 레이스에서 온전히 배제할 수가 없어 매 경기 강행군을 펼쳤다. 이날도 21점을 거둬들이면서 박 감독은 “올 시즌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고 칭찬했으나 아직 정상궤도에 들어선 건 아니다. 후반기 승부처에서 자칫 가스파리니가 흔들리기라도 하면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백업 세터인 황승빈이 손가락을 다친 탓에 주전 세터인 한선수 역시 쉼 없이 달리고 있다. 박 감독은 “황승빈이 4~5주 정도는 지나야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른 중반에 달하는 한선수는 팀이 치른 10경기 38세트를 모두 뛰면서 420개 세트에 성공해 부문 리그 1위다. 그러나 백업 세터 부재로 한선수가 쉬지 못하는 것은 대한항공으로서는 부담스런 상황이다. 한선수는 이날 경기 후 “힘들긴 하다”며 “그래도 힘들지 않다고 자꾸 생각한다.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 차출로 어깨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버텨야 산다’고 거듭 강조하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이날 이기긴 했지만 범실 30개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주력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더 우려하게 만든다. 박 감독은 “6명이 최고 컨디션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모자라면 다른 선수가 커버하는 것이다. 지금 정지석이나 다른 센터도 제 몫을 다하며 커버하고 있다. 그게 팀 아니냐”며 끈끈함을 무기로 난관을 헤쳐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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