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관상·풍수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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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 [뉴스1] |
여의도(汝矣島)는 이름처럼 섬이다. 모래와 퇴적물이 쌓여 면적이 커졌다. 여의도 외곽이 홍수로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둘레에 제방도 쌓았다. 암반이 아닌 퇴적층은 풍수지리적인 측면에서는 기운이 집중돼 모이기 힘든 구조로 본다. 쉽게 모이고 허망하게 빠져나간다. 사업의 성패와 관계없이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관공서가 아닌 일반 기업은 심한 부침을 겪는다. 경기에 따라 영향도 많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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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는 배모양의 행주형이다. 중앙이 아닌 끝에 국회의사당이 있다. [사진 백재권] |
국회의사당 터는 행주형의 가운데가 아닌 끝자락에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막다른 곳이다. 이런 지형에 터를 잡는 것을 배수진(背水陣)이라 한다. 물(水)을 등지고 싸운다는 뜻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군사전략적인 진법(陣法)이다. 더 이상 물러설 땅이 없다. 한 발짝만 뒤로 밀리면 강물에 빠져 죽는다. 피할 곳도, 도망갈 곳도 없다. 당연히 배수진에 자리한 자는 별것 아닌 것에도 목숨 걸고 싸우게 된다. 이 배수진 전략은 성공해도, 실패해도 사상자가 막대하다. 처참한 결과 때문에 항복하거나 최후의 수단에만 사용한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풍수를 이해하고 있었으며 진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군사전략가 출신이다. 그런데 국회의사당을 여의도 끝에 잡는 걸 허락했다. 때문에 국회의사당이 건립됐을 즈음 세간에 소문이 돌았다. 그 내용은 이렇다. '박정희 대통령이 국회의원들끼리 서로 싸우는 터에 국회의사당을 짓게 했으며, 국회의원들이 싸우느라 국정에 신경 쓰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여의도 끝에 있는 배수진 터를 선정했다. 장기 집권 시나리오 중 하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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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허허벌판이었던 여의도 구석에 신축 중인 국회의사당 모습. [사진 백재권] |
이런 '배수진 터'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국민은 안중에 없고 어제와 오늘에 이어 내일도 어김없이 당리당략만을 위해 싸울 것이다. 터라는 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명당에서는 좋은 기운을, 흉지에서는 흉한 기운을 가중시키는 작용을 한다. 더욱이 배수진의 지형에서는 구성원들이 손실을 만회할 내일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아귀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때로는 같은 당원, 동족, 친구, 아군끼리도 언제든지 원수가 될 수 있다.
불완전한 터를 보완하는 방법인 비보(裨補)가 있다. 일부에서 거론하는 국회의사당 뒤에 인공 산을 만드는 행위 같은 거다. 그러나 비보라는 것은 일반 터, 좋은 터에 흉한 점이 일부 있을 때 효과가 있다. 국회의사당처럼 터 자체에 문제가 많을 때의 비보행위는 손바닥으로 비바람을 막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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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네이버 오디오클립]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
◇백재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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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권 박사. |
경북대 평생교육원 관상학 강사. 한국미래예측연구원장.
대구한의대학원 강의교수.
경북·전북지방공무원교육원, 부산시인재개발원, 한국전통문화대학, 서울시교육청, 전통문화센터 등에서 관상과 풍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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