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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좌초위기 직면한 야구박물관, 여지 남았지만 입장차 뚜렷 [MK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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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야구박물관 & 명예의 전당’ 건립 추진이 좌초위기에 직면했다. 여지는 남았지만 입장차가 뚜렷하다. 현실적 장벽도 높다.

핵심은 역시 예산이다. KBO와 부산시, 기장군은 지난 2014년 야구박물관 건립 협약을 맺었는데 기장군이 부지를 제공하고 부산시가 100억원 가량의 건설비를 지원, 그리고 KBO가 운영을 맡는 방식이다.

그중 연간 20억원에 달하는 운영비가 문제였다. 부산시에서는 건설비에 운영비까지 감당할 수 없게 된 상황. 결국 2015년 중앙투자심사가 이뤄졌고 야구박물관을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는 조건으로 다시 협약이 맺어졌다. 한 마디로 KBO가 운영비를 독자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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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가 추진하는 야구박물관 명예의 전당 프로젝트가 위기를 맞이했다. 사진=MK스포츠 DB


▲문제는 규모와 운영비 등 예산

이러다보니 KBO는 연간 20억원에 달하는 운영비에 부담을 느끼게 됐다. 더군다나 그 사이 KBO 총재와 사무총장 등 운영진이 바뀌는 변수도 생겼다. 일단 KBO는 야구박물관 규모와 운영예산,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다시 고려할 수 있는 설계용역을 준비, 프로젝트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신사업팀까지 꾸렸다. 이는 내년 6월까지 진행될 예정인데 KBO는 지난달 관련 공개 입찰을 진행한다는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그런데 최근 부산시의회의 현장조사 과정서 예결위원장이 이번 프로젝트의 필요성 자체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 이르렀다. 야구박물관 프로젝트가 시작도 전에 좌초위기에 봉착하고 만 것이다.

일단 기장군 입장은 “이 사업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이다. 현재 과정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임을 밝힌 기장군 관계자는 “기장군은 이미 협약대로 야구장, 리틀야구장, 소프트볼야구장까지 조성했다. 또 실내야구연습장, 체험관은 설계용역까지 맡긴 상태”라며 “부지를 제공했고 협약도 다 이행 중이고 이미 많은 예산까지 투입했는데…이런 상황이 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기장군 입장에서는 약속대로 투자를 이행하고 있는데 돌연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부산시의 입장은 어떨까. 100억이 넘는 건설비 자체만으로 부담이다. 일단 부산시의 공식입장은 “현재로서 백지화는 생각하지 않는다. KBO에서 내년 6월까지 진행하는 설계용역을 기다린다”이다. 부산시는 KBO의 내년 6월 설계용역이 전부 끝난 뒤 다시 논의해보겠다는 것이 기본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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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와 부산시 기장군이 모두 만족하는 야구박물관 해법이 나올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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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 제기되는 회의론

하지만 현실은 더 복잡하다. 일단 연간 운영비가 문제다. KBO가 부담을 느끼는데 그렇다고 부산시로서도 방법이 없다. 이에 부산시는 설계용역을 통해 박물관 규모, 전시하는 규모 등에 대해 재검토, 연간 2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큰 폭으로 줄이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자는 입장이다. 부산시관계자는 “유물이 2만5000점에서 3만5000점정도 된다고 하는데…과연 전시를 얼마만큼 하느냐, 그렇다면 어느 정도 규모로 (박물관을) 건설해야 하느냐부터 고민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KBO에서 진행하는 설계용역 결과를 통해 박물관 규모자체도 전면적인 조정을 해보자는 뜻.

또 부산시는 향후 박물관이 전시 프로그램, 혹은 기획전 등을 개최할 때 조례에 의거 예산의 20~30%를 지원하는 방안, 기장군 내 테마파크를 관리하는 도시공단에서 위탁 관리하는 것도 절감의 방법이라 보고 있다. 이들을 통해 연간 운영비 수억원 이상을 줄일 수 있다는 예상. 부산시에서는 운영비 10억 이하 정도의 액수가 되는 것이 합리적이라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해결된다 해도 근본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바로 이 프로젝트에 대한 부정적 시선. 비용은 크고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이에 예산을 집행할 부산시에서는 회의적 목소리가 솔솔 나온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프로젝트의 전체 당위성과 정체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과도한 비용으로 인해 여론의 뜨거운 반응도 기대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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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야구박물관이 차질 없이 건립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백지화 없다는 KBO, 재검토 통해 현실적으로 조정

KBO는 백지화 등에 대해서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공식입장은 “사업에 대한 타당성 부분을 재검토하자”는 것. 의지는 있으나 현실성이 떨어지니 이 부분을 수정해서 다시 논의하자는 얘기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20억에 달하는 운영비용에 주목했다. 다들 예상치 못한 액수에 놀랐다. 여기에 20억 재원도 문제지만 완성된 뒤의 연간 수익 등 향후 활성화 부분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야구박물관이 공익박물관, 시립박물관은 아니다. 찾아오는 팬들이 적으면 최악의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에 협의를 통해 (내용을) 재검토하자고 한 것”라고 강조했다.

이어 “KBO가 야구계 저변확대 등 다른 투자할 데도 많다. 결국 나중에 KBO, 부산시, 기장군 모두가 어려워질 수 있기에 타당성 조사를 한 번 더 해보자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운영 가능한 범위, 방식 등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을 다시 결정해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KBO는 차주 부산에 내려가 다시 한 번 관련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 부산시 또한 기장군과 함께 예산절감 방법 등에 대해 시 예결위를 찾아가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 KBO와 부산시, 기장군 모두 내년 6월까지 기다리며 그 사이 비용을 현저히 줄이는 방안을 찾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의 회의적인 시선까지 바꿀 수 있느냐인데 이를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좌초위기 속 관련기관들간 솔로몬의 해법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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