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몰카범, '정신적 피해보상' 5000만원 소송당해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항소심서 "사건 당시 우울증 앓아" 재판부에 선처 호소하기도]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의 나체를 몰래 찍어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유포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안모씨(25)/사진=뉴스1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으로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제기한 여성 모델이 최근 피해자로부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당했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내주) 심리로 열린 모델 안모씨(25)에 대한 항소심 2회 공판에서 안씨는 이같이 밝혔다.

안씨는 "피해자가 법원에 5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는 사실을 어제 알았다"며 "(피해자가) 제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안씨는 "제가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죄를 갚기 위해 피해자에게 편지를 쓰고 빌었다"며 "그러나 피해자는 6개월간 편지 받기를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에 따르면 피해자는 올해 10월 안씨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보상을 청구하며 5000만원의 손배소 고소장을 서부지법에 제출했다.

안씨는 이날 재판에서 우울증 증상을 호소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안씨는 "사건 당시 중증 우울증으로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감정 기복이 심하고 감정을 조절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안씨는 법원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도 우울증으로 충동장애와 분노조절장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안씨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심신미약을 주장한 것은 아니며 사건 당시에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참작해 양형을 고려해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고인이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의 특성상 남성인 피해자의 얼굴이 드러나도록 사진을 올렸을 때 어떤 결과가 있을지 알면서도 분노 표출 수단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유포돼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며 1심 판결이 너무 가볍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홍익대학교 회화과 누드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를 찍어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유포한 혐의로 올해 5월1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 항소심의 선고공판은 다음 달 20일에 진행된다.

이해진 기자 hjl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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