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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中 한반도 전략 목표는 한·미동맹 약화, 북핵 폐기는 부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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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중국보고서 “미군 철수로 협상 몰고 갈 것”

北 급변사태시 대규모 완충지대 조성해 난민 방지

2035년까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미·중 충돌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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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가 2018년 보고서에서 중국이 북한 유사사태시 설치할 완충지대로 제시한 세 가지 가능성. 보수적 전망은 압록강과 두만강 이남 50㎞이며 평양을 지나는 185㎞ 선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USCC 보고서 캡처]


“올해 이른 봄 중국이 대북한 제재 강도를 높였지만 남·북·미 사이에 외교적 해빙이 이뤄지자 제재가 이완됐다. 한반도에서 중국의 최대 이익은 현상을 유지하고 향후 한반도 평화 협정에서 고립되지 않는 것이다. 결국 베이징은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고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몰아갈 것이다.”

미 하원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캐럴린 바살러뮤 부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원에서 열린 2018년 연례보고서 발간 기자회견에서 밝힌 중국의 대북전략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후순위로 두고 대북제재 완화를 시작했으며 북한 급변사태 발생시 난민유입과 대량살상무기 통제 약화,남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도 대북제재의 고삐를 죄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다른 기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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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캐럴린 바살러뮤 부위원장(왼쪽) [구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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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먼저 “중국의 목표는 전쟁이나 북한의 불안정 방지와 최종적으로 한미 동맹의 약화를 포함한다”며 “베이징은 북한 핵과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 폐기는 가치는 있지만 부차적 목표로 간주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목적 달성 방법으로 “중국은 한국 전쟁의 공식적 종결을 위한 평화 조약을 지지하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유예를 추구하며, 한국의 미군 감축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목표 달성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중국의 대응 전략도 자세히 언급했다. ^난민 유입을 통제하기 위해 국경을 무력으로 봉쇄하고 ^대량파괴 무기와 관련 시설을 장악하며 ^미래 한반도에서 지렛대 확보를 위해 영토를 점유하는 것 등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의 인민해방군과 북한 인민군 사이의 관계는 긴장 관계로 중국의 개입에 북한군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알 수 없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북한 내부에 설치할 완충지대로 세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수적인 전망이 압록강과 두만강 이남 50㎞이며 최대로는 평양을 지나는 185㎞ 선으로 이 지도를 보고서에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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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 안보 등 세계 전략을 분석한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2018년 보고서 표지. [USCC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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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중국의 대북 전략을 분석한 뒤 제재 강화를 권고했다.

“의회는 미 재무부에 180일 안에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 실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하라”며 “향후 제재할 수 있도록 북한과 무역에 관련된 중국의 금융 기구, 기업, 관리 명단을 기밀로 첨부하라”고 제안했다. 향후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기 위해 중국에 세컨더리 제재를 시행할 수 있도록 행정부의 준비를 권고한 것이다.

보고서가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 제기한 세 가지 시나리오도 흥미롭다.

첫째 평양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위기를 해결하는 합의 협상에 성공하는 것, 둘째 대화가 파탄나면서 북한의 현상 유지로 끝나는 경우, 셋째 협상 실패로 북한의 불안정을 초래해 전쟁이나 압박으로 평양이 붕괴하는 경우다.

보고서는 “이들 시나리오에 상관없이 중국의 역할은 미국에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며 “대화가 실패하고 현상 유지가 계속된다면 평양에 압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책결정자들이 중국에 인센티브와 압박을 섞어 중국이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지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2000년 중국의 부상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설립한 USSS 위원회는 올해 중국의 글로벌 팽창 전략, 무역 행태, 군사력 강화, 경제 발전 전략, 외교 정책 등을 망라한 525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올해 보고서가 담은 정책 제안은 예년보다 더욱 매파적 시각에 기울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고서가 중국에 대한 매파의 시각을 제공했다”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태를 공격하는 비난이 광범하고 초당적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 주류 사이에 공감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증강도 강하게 우려했다. 위원회는 “2035년까지 중국은 인도-태평양 모든 지역에서 미국의 작전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남중국해 군사 기지화에 연루된 중국 국유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회색 지대’에서 강압적인 도구로 활동하는 중국 해양 경비대의 새로운 조직 구조를 철저하게 분석하라고 권유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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