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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국회의원의 비난·등 돌린 총재…기댈 곳 없던 선동열의 쓸쓸했던 퇴장[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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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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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정성래 기자] 그의 편은 없었다. 사상 초유의 대표팀 감독 국정감사 출석과 국회의원의 비난, 그리고 감독을 보호해야 하는 총재의 외면 속에 선동열 감독이 사퇴했다.

선동열 감독은 1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7월 한국 야구대표팀 최초의 전임감독으로 부임했던 선동열 감독은 2020 도쿄 올림픽까지 예정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게 됐다.

선동열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시작된 대표 선수 선발로 인해 비판을 받았다. 병역 문제 해결이 급한 선수들을 대표팀에 합류시켜 대표팀을 병역 면제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로 인해 그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서기까지 했다.

그는 국정감사에 출석해 논란을 해명하려 했으나 돌아온 것은 상처 뿐이었다. 손혜원 의원은 "금메달을 따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과하거나 사퇴하라"라는 등의 발언으로 선동열 감독을 몰아붙였다. 선동열 감독의 방패막이가 될 것으로 보였던 정운찬 총재는 전임감독제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과 함께 선동열 감독의 선수 관찰 방식도 옳지 않다고 발언하는 등 그에게 더 큰 상처를 줬다.

결국 선동열 감독은 사퇴라는 선택을 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있었던 논란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리고자 한다. 저는 우리 시대 청년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다. 병역 특례에 대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다"며 "금메달 획득이라는 목표에 매달려 시대의 정서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정중한 사과의 말씀 드린다"라고 자신에게도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우승이(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어느 국회의원의 말이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데 도움이 됐다", "저의 자진 사퇴가 총재의 소신에도 부합하리라 믿는다"라며 손혜원 의원, 정운찬 총재에 대한 섭섭함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선동열 감독의 선수 선발에 대한 기준은 일반인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지적하기 위해서는 선발된 선수의 포지션 및 경기 기록과 대회에서의 활용성 등 객관적인 지표가 함께 제시되어야 했다. 그러나 국감장에서 선동열 감독에게 날아든 질문은 논란에 대한 궁금증이 아닌 질책과 비난에 더욱 가까웠다. 홀로 포화를 맞던 선동열 감독의 유일한 비빌 언덕이었던 정운찬 총재 역시 그 자리에서 등을 돌렸다. 기댈 곳 없던 선동열 감독은 그렇게 쓸쓸히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성래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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