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내부고발’, 곤욕스러운 검찰
임은정·서지현 검사, 시민단체 팟캐스트 출연 검찰 ‘민낯’ 폭로
지난 달 끝난 올해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문무일 검찰총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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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검찰의 조직내 부조리를 폭로하는 ‘내부고발’이 잇따르자 검찰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여론의 관심을 끌고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시간문제라는 것이 검찰의 걱정이다.
부장검사 급 이상 전·현직 고위검사의 성추문부터, 이른바 ‘튀는 검사’에 대한 왕따까지 내용과 폭로 수위도 만만치 않다. 이미 오래 전 검찰을 떠난 ‘전직 검사’부터, 내부고발자로 이름 높은 현직 검사들까지 폭로에 나선 인물의 면면들 역시 여론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 국회의원이 된 성폭력 검사
전직 검사 출신인 이모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국회의원이 된 전직 검사장의 성폭행’ 등 오랫동안 숨겼던 검찰의 민낯을 폭로했다. 이 변호사는 1인칭 시점의 소설형식을 빌려 ‘수습검사 시절 지도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지만, 검찰과 사회분위기에 짓눌려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다’면서 ‘나중에 그는 검사장을 거쳐 국회의원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또, 술자리에서 한 부장검사가 “검사장님을 앞으로 세 번 모시고 싶다”면서 “한번은 대검에서, 또 한번은 법무부에서, 마지막은 청와대에서”라고 노골적으로 아부를 하기도 했고 “검사가 잘 되려면 밖에 나간 선배들을 잘 모셔야 한다”면서 드러내 놓고 전관예우를 압박한 사례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 “검사가 되는 날부터 성추행 시달려”
검찰 내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된 서지현 검사는 최근 충주지청 임은정 부장검사와 함께 내부고발자 후원 시민단체인 ‘호루라기 재단’이 제작한 팟캐스트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들(호부사)’에 출연해 “검사로 임관한 날부터 거의 매일 성추행과 성희롱에 시달렸다”라고 폭로했다.
같은 팟캐스트에 출연한 임은정 검사도 “하도 성추행 사례가 많아서 일일이 다 문제 삼으면 검찰청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입이고 얼굴이고 강제로 뽀뽀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너무 많아) 폭로 대상에 넣지도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임 검사와 서 검사는 “회식자리는 물론이고 차 마시는 자리 등 일상적인 자리에서도 성추행과 성희롱은 다반사로 일어났다”면서 “정말 참다참다 못해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폭로를 한 것인데 오히려 검찰에 망신을 줬다는 비난만 돌아왔다”고 허탈해 했다.
◆ 검찰, 애써 ‘태연한 척’
이처럼 안팎으로 폭로가 계속되지만 검찰은 애써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폭로 내용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일단 최근 사례는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 변호사는 십수년전에 잠시 검찰에 있었던 사람”이라면서 “변화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온한 수면 아래에서 불안한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문무일 검찰총장도 지난 정권에서 검사장이 됐던 인물”이라면서 “폭로가 계속되는 것은 내부적으로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는 뼈아픈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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