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헤럴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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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갈등에 리더십 위기…2기 경제팀, 소통ㆍ일관성ㆍ추진력 긴요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문재인 정부 초반기인 지난 1년반 동안 경제정책을 주도해온 ‘투톱’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질 수순을 밟으면서 ‘J노믹스’가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이들 투톱의 교체는 경기 부진ㆍ고용 침체ㆍ분배 악화 등 3대 핵심 성적표의 부진에다 경제정책을 둘러싼 갈등으로 리더십 위기가 표면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리더십 위기의 근저에는 핵심 노선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둘러싼 청와대와 여당ㆍ정부ㆍ경제계ㆍ노동계의 현격한 시각 차이와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이상과 현실, 이념과 시장경제의 괴리이기도 하다. 때문에 2기 경제팀이 ‘J노믹스’를 보다 한국적인 시장경제 현실에 부합하도록 조정해야 이런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경제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장’ 투톱은 기존의 대기업ㆍ수출ㆍ투자 위주의 경제성장 정책으로는 심화하는 양극화와 사회ㆍ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보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력히 추진했다.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기초연금ㆍ실업급여 인상 등 사회안전망 확충, 재정지출 확대 등 정책을 밀어붙였다.
이는 우리경제의 한 단계 발전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대부분 공감하는 아젠다들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정책 추진의 속도와 부작용에 대한 대응이었다.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은 고용 악화를 가져왔고, 이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위축시켜 양극화를 오히려 확대했다. 여기에 경제 비중이 거의 절대적인 대기업에 대한 견제로 투자가 위축되면서 경제활력이 급속히 위축됐다.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진통이자 부작용이기도 했지만, 경제지표들이 계속 악화하면서 정책을 둘러싼 견해 차이와 갈등이 점차 표면화됐다. 특히 김 부총리는 경제현실을 감안해 최저임금 등 핵심 정책의 속도조절론을 제기하는 등 장 실장과 ‘각(角)’을 세우며 자기 목소리를 높였고, 여기에 장 실장은 원칙과 이상을 앞세운 이념지향적 태도를 고수하면서 결국 투톱이 파국을 맞게 됐다.
때문에 2기 경제팀은 1기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정책 유연성은 물론 일관성과 추진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J노믹스’의 전환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기본 노선은 소득주도성장과 비슷하지만 결이 다른 ‘포용적 성장’에 방점을 두는 것이나, 탄력근무시간제 연장 방침도 그런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 포용적 성장은 규제완화와 기업 투자를 통해 성장을 추진하면서 그 혜택이 소외계층에 돌아가도록 하는 것으로, 복지 확대를 통한 성장에 방점을 둔 소득주도성장과 차별화된다.
현재 경제상황은 청와대ㆍ정부, 경제계ㆍ노동계가 힘을 합쳐도 뚫고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엄중한 상황이다. 그동안 ‘김&장’ 투톱이 보여준 자기 노선에 대한 집착과 갈등을 넘어 포용적 리더십을 통해 우리경제의 활로를 열어주길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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