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8 (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정경두 국방장관 5·18 당시 ‘계엄군 성폭행’ 사과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계엄군 지휘부 무자비한 진압 통렬히 반성”

“정부와 군 대표해 사죄…진상규명 적극 협조”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7일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성폭행이 자행된 데 대해 “계엄군 지휘부의 무자비한 진압작전으로 무고한 여성시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힌 것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5·18 계엄군 등 성폭행 조사결과에 따른 사과문’을 내어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바랐던 민주화운동의 현장에서 여성의 인권을 짓밟는 참혹한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무고한 여성들께 말로 다할 수 없는 깊은 상처와 고통을 드린 점에 대해 정부와 군을 대표하여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사과문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성폭력에 관한 정부 조사에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과 추행, 성고문 등 여성인권 침해행위가 확인됐다”며 “피해자는 10대에서 30대의 어린 학생과 젊은 여성들이었고, 민주화를 위한 시위에 나섰거나 가족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심지어 시위에 가담하지 않은 여학생, 임산부도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군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며 “국방부는 앞으로 출범하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장관은 “군사정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나섰던 광주시민의 명예를 회복하고, 보통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여성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데 인력과 자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피해여성들의 명예 회복과 치유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가해자 또는 소속부대를 조사하고 5·18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의 진상 규명 범위에 성폭력을 명시할 것을 제언한 진상조사단의 권고를 엄중히 받아들여 군에 의한 성폭력의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5·18기념재단과 5?18 3단체는 정 장관의 사과를 환영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어 “정 장관의 사과는 5·18 피해여성들과 그 가족들에게 최소한의 위로가 되었을 것”이라며 “군은 가해 부대와 병사, 지휘관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도 진상규명조사위원회와 자체 조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 장관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월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전투기 무장출격 대기 사실이 밝혀지자 광주시민과 국민에 사과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여성가족부, 국방부가 공동 구성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은 지난달 31일 활동을 종료하면서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 피해 총 17건과 연행·구금된 피해자와 일반 시민에 대한 성추행·성고문 등 여성인권 침해 행위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조사단은 발표 당시 성폭행 가해자 및 가해 부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민군이 조직화하기 전 광주지역에 투입됐던 7공수, 3공수, 11공수특전여단 등 3개 부대에 혐의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출범하면 이들 부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앞서 1948년 10월 발생한 여순사건 진상 규명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관련한 국방부 입장을 묻는 정인화 민주평화당 의원 질의에 “과거 불행한 역사에 군이 관련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방부는 관련 조사에 철저히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이와 관련한 입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도록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오늘의 추천 뉴스]
[▶ 블록체인 미디어 : 코인데스크] [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