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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상관인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 이후) 10개월 동안 굉장히 고통스러웠다”고 입을 뗐다
서 검사는 지난 2일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서 검사는 올해 1월 성추행 피해 사실을 밝힌 이후 10개월 동안을 "굉장히 고통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출마하려고 그런다’, ‘평소 행실에 문제가 있었다’ 등 말도 안 되는 얘기에 일일이 해명하기가 싫어서 국내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면서 “입을 다물고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회견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서 검사는 “성폭력 피해자는 왜 2차 피해를 당할까 고민했다”면서 “더럽혀진 여자다, 먼저 유혹했다는 등 기막힌 얘기를 들으며 꽃뱀이라고 손가락질당하고, 말투와 행동이 피해자다운 처참함을 갖췄는지 평가받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절도, 강도, 상해 피해자 누구도 이런 고통을 겪지 않는데 왜 성폭력 피해자만 겪느냐”고 호소했다.
아울러 “강자인 가해자가 본인 멋대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피해자 입을 틀어막기 위해서 모든 음해가 진행돼 온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자리에 제가 앉은 것 자체가 이런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정치 입문’에 대한 소문에도 “좋은 자리를 가려고 나온 것이 아니라 그만둘 생각으로 나온 것이다. 검찰을 망신주러 나온 것이 아니라 정말 사랑해서, 개혁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다. 정치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의 소송 대리를 맡은 국회의원 출신 서기호 변호사도 "현직 검사이기 이전에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서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앞으로는 피해자의 권리 행사를 정당하게 행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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