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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양심적 병역거부' 백종건 변호사 "헌법 속 양심의 자유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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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the L] 대법원, '양심적 병역거부자' 무죄 판단…"헌재 판결서 아쉬운 부분 완벽히 채워줬다"

머니투데이

15일 오후 백종건 변호사 인터뷰



"정말 좋네요.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린 직후 백종건 변호사(34·사법연수원 40기)는 "감격스럽다"는 말 외에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백 변호사는 종교적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택한 뒤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지난해 5월 출소했다. 백 변호사는 사법시험 합격자 중 첫번째 양심적 병역거부자다.

백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 판결만 받다가 파기환송이라는 극적인 판결을 들으니 정말 감격스럽다"며 "지금껏 처벌받아 온 1만9000여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위로와 치유가 되는 의미있는 판결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백 변호사는 "특히 김재형 대법관의 '공동체에서 다룰 수 있는 자유'라는 말이 매우 와닿았다"며 "양심의 자유가 그동안은 헌법 책 속에서만 있던 자유인데, 이번 판결로 양심의 자유가 지상으로 내려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분단 국가에서 한국형 민주주의가 아닌 보편적 민주주의로 나가는 판결'이라고 말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며 "헌법재판소 판결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완벽히 채워준 판결같다"고 평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6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 없는 병역법 조항은 '헌법불합치'라면서도, 형사처벌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는 통상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이 14년만에 무죄 취지 판결을 내리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대체복무제가 마련되기 전에도 감옥에 가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백 변호사는 다시 변호사 등록 신청을 준비 중이다. 현행 변호사법은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출소 5년이 채 지나지 않은 백 변호사의 변호사 등록을 대한변호사협회는 번번히 거부하고 있다.

변협은 지난달 백 변호사의 두 번째 등록 신청에 대해 "실정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등록 거부 결정을 한다"며 "국회의 조속한 법 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당시 변협 등록심사위원회는 심사위원 9명 중 5명이 등록 거부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백 변호사는 현재 변호사가 아니다.

백 변호사는 대법원의 '무죄' 판결이 나온 만큼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김한규 변호사는 "앞서 헌재는 이미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고, 대법원 역시 법적 시각으로 현행 법을 해석해 이번 무죄 취지 선고를 내렸다"며 "변협 역시 국회의 법 개정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법 해석에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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