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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나인' 소송 YG 양현석, 결국 장삿속 내비친 치졸함이라니 [S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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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나인' 소송 YG 양현석, 결국 장삿속 내비친 치졸함이라니 [S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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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연습생들의 꿈으로 미화나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나 배신감을 느끼진 않았을 텐데. '믹스나인' 데뷔 무산을 두고 법적 소송이 점화됐다. 그러나 YG식 '감탄고토(甘呑苦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더 큰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모양새다.

JTBC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 데뷔 무산을 둘러싼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이하 해피페이스)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첫 재판이 31일 진행됐다.

YG 양현석 대표가 전국의 기획사를 직접 찾아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믹스나인'은 당초 보이그룹과 걸그룹 한 팀씩 선발해 두 팀 중 한 팀을 데뷔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우승조 데뷔 무산설이 흘러나왔다. 내막은 이랬다. YG가 실패가 불 보듯 뻔한 본래 계약안인 '4개월+해외공연'을 뒤집고 '3년'이란 새로운 조건을 내놓은 것. 달라진 계약 조건에 각 소속사 간 이해관계가 엇갈렸고, 결국 지난 5월, YG는 이를 이유로 들며 '믹스나인' 우승조의 데뷔 무산을 공표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말과 함께.

수개월의 시간 낭비 끝에 데뷔가 수포로 돌아가자 프로그램에서 1위로 선발된 우진영이 소속된 회사 해피페이스는 YG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해피페이스는 1천만 원의 손해배상 금액을 제시하며 "대형 기획사의 갑질"을 문제 삼았다. 이에 YG는 국내 최대 로펌으로 손꼽히는 김앤장을 변호사로 선임, 해피페이스에 강하게 맞대응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던 YG는 김앤장으로 맞서더니 이날 1차 변론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궤변을 늘어놔 재차 대중의 분노를 샀다.


YG 담당 법률대리인은 "이 프로그램이 잘 됐다면 이런(데뷔 무산) 일이 없었겠지만 프로그램도 잘 안 됐고 이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다. 이로 인한 손실도 굉장히 많이 봤다"면서 "데뷔조의 음반 발매는 의무 조항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4개월 동안 멤버들의 매니지먼트 권한을 갖고 준비를 했지만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없었다. 4개월 안에 팀을 성공시키지 못할 것 같아 3년의 (준비) 기간을 갖자고 제안을 했던 거다. 4개월 안에 억지로 팀을 꾸려서 활동을 시켰다면 수익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YG는 곳곳에 '수익'을 강조했다. YG의 더할 나위 없는 거대 자본과 매니지먼트 능력을 바탕으로 '꿈'을 지원하겠다고 만든 프로그램에서 수익을 운운하는 뻔뻔함이라니.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의 논리를 모르는 바 아니나 '믹스나인'은 엄연히 꿈을 앞세운 프로그램이었다. 해당 멘트는 막말로 "YG는 돈 되는 것만 하겠다"는 심산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 와중에도 프로그램 실패로 인한 손실을 언급한 YG다. 노골적으로 시커먼 장삿속을 내비친 꼴이다.

또한 YG는 데뷔 무산의 이유로 프로그램 실패를 들었다. 프로그램 실패가 데뷔 무산으로 이어진다는 의식의 흐름도 이해하기 어렵거니와 이 같은 해명은 사전에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지 못할 경우의 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YG의 오만한 태도를 방증할 뿐이라 여론의 반감을 이끌어냈다.


프로그램의 실패를 누구 탓으로 명확히 돌리긴 어렵지만 실질적으로 이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을 양현석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믹스나인'은 양현석의 도 넘은 막말과 들쭉날쭉한 심사 기준 등이 매회 논란을 빚어내며 프로그램의 이슈를 집어삼켰던 터다. 이토록 양현석이 부각되면서 정작 '믹스나인'의 주인공인 연습생들이 가려져버렸고, 프로그램은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바닥을 찍으며 '예상 밖 대참패'로 결말나지 않았나.

더 당황스러운 것은 "데뷔조의 음반 발매가 의무 조항이 아니라"고 한 점이다. 백번 양보해 "음반"이 의무가 아니었다면 음원이나 적어도 무대라도 세우는 노력을 보였어야 했다.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무산시킨 그룹을 향해 '음반은 의무가 아니었으니 안 해줘도 괜찮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는 것은 데뷔 무산에 당위성을 주려는 핑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믹스나인'의 존재 이유는 실력은 있으나 기회가 없어 주류에 나서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설자리를 주자는 것이었다. 시청자들은 그런 그들이 "음반을 내고" 데뷔하리라 믿고 열심히 '유료' 문자 투표를 하며 그들의 꿈을 지원했을 게다. 그게 아니었다면 시청자 투표는 왜 있었던 것인지 되묻고 싶다. 엄밀히 따지면 시청자 기만이다.


당초 '믹스나인'을 통해 중소 기획사와 "상생(相生)"하겠다고 공언했던 양현석이다. 대한민국 3대 기획사 수장으로서 내뱉은 말의 책임감이나 무게감 없이 일관하고 있는 지극히 혼자 살려는 움직임은 씁쓸한 공허함을 남기고 있다. 적어도 이런 상생은 역사에 없었다.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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