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걷어차고 넘어뜨린 헝가리 카메라기자 무죄

1·2심은 유죄…대법원 "혐의 잘못 적용됐고 시효지나 처벌 못 해"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아이를 안고 뛰는 난민을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난민 어린이를 발로 차 공분을 샀던 헝가리의 전직 카메라 기자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AFP통신 등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헝가리 대법원은 폭력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던 전직 카메라 기자 페트라 라슬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라슬로는 2015년 9월 세르비아와 접한 국경 지대에서 아들을 안은 채 헝가리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뛰는 시리아 난민 남성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모습이 영상에 찍혀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았다.

라슬로는 또 현장에서 난민 아이를 걷어차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분노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대법원은 수백 명의 난민이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라슬로의 행위가 도덕적으로 옳지 않고 잘못됐지만, 반달리즘이 아닌 경범죄로 기소됐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사건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더는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하급심은 지난해 1월 라슬로가 행위를 반달리즘 폭력으로 보고 징역 3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난민 어린이를 걷어차는 라슬로 [AP=연합뉴스]

라슬로는 당시 헝가리 극우 정당 요빅을 지지하는 인터넷 방송 N1TV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논란이 커지자 "수백 명이 나를 향해 달려오는 걸 보고서 두려웠다"며 의도했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라슬로에게 다리를 걸려 넘어졌던 시리아 남성은 스페인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아 축구 교실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들은 레알 마드리드의 초청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축구장에서 공을 차는 시간을 갖기도 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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