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뉴시스】배훈식 기자 =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중인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2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에 앞서 자리를 권하고 있다. 2018.08.02. dahora8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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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강제징용된 한국인 피해자들에게 일본기업이 배상해야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놓고 한일 양국 정부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정부는 외교라인에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독도 영유권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이어 강제징용 배상 문제까지 더해진 한일 갈등의 골을 메꾸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1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전화통화를 하고 전날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이번 통화와 관련해 “고노 외무상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한 우려 등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어떤 입장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고노 외무상이 전날 대법원 판결 직후 항의 담화를 발표하고 이수훈 주일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강 장관에게 불만을 표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통화에서 "한일간 법적 기반이 근본적으로 손상됐다는 점을 일본이 무겁게 보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고노 외무상에게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가운데 이번 판결과 관련된 사항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토대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또 “두 장관은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그동안 유지해온 대일 투트랙 기조, 역사문제와 협력현안을 분리·대응하는 전략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임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통화와 관련해 “판결이 나온 직후 주일대사를 부르고 할때는 일본이 강경한 분위기였는데 오늘 통화할 때는 어제에 비해 톤이나 어조가 부드러워졌다”며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로 가기 위해 서로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관계부처 및 민간전문가와 함께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일본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한일청구권·경제협력협정에 정해진 분쟁해결 절차를 따를 것으로 예상돼 한일 갈등국면은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일본이 제3국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개최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어 한일관계의 냉각기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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