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명 참석…"피해자 고통 더하는 행동 중단…인권·명예 회복 노력"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일본 정부는 70년 넘게 피해자들을 고통 속에 살게 한 책임을 통감하고 한국 사법부의 판결에 응답해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야 합니다."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이사장은 31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제1천359차 수요시위'에서 전날 나온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이사장은 "일본 국회는 (강제징용)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입법을 하고, 일본 사회도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 정부를 향해서도 "모든 책임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고 방관한 행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이 돌아가신 후에라도 인권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대법원 판결 하루 만에 열린 이날 수요시위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여성 목사와 전도사로 이뤄진 전국여교역자연합회(전여교)가 주관했고, 제주 '곶자왈 작은학교' 학생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는 400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피해자들이 처음 소송을 낸 지 13년 8개월 만에 나온 승소 판결이다. 일각에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고의로 재판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윤 이사장은 "피해자들이 사법 정의에 호소했는데도 양승태 대법원이 어떻게 (재판을) 지연하고 시간을 끌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정부가 잘못된 단추를 새로 끼워 맞추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도 2015년 한일 합의 후 소송을 내 재판이 진행 중인데, 일본 정부에 소장이 송달됐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여교 사회위원인 이경숙·서은정 목사는 이날 성명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에 2015년 한일 위안부 협의를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이날 시위에 참석했다. 고령의 이 할머니는 가을 추위 속에서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무릎 담요를 덮은 채 시위를 지켜봤다.
/ 연합뉴스 (Yonhapnews)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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