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근본 흔들지 마라"…日 정부 '강제징용' 판결 극렬 반발

日 외무성, 6년 만에 주일한국대사 초치… 악수도 청하지 않고 강력 항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극렬히 반발했다. 6년 만에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들인 뒤 악수도 하지 않은 채 강력하게 항의햇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30일 오후 이수훈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했다. 이날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 '신일철주금'이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리자 항의하기 위해서다.

고노 외무상은 이 대사에게 악수도 청하지 않았다. 통상 외무상이 타국 대사와 공식적으로 만날 때는 악수를 한 뒤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한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청구권 문제를 완전하게 마무리지은 한일청구권협정에 분명히 위반된다"며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형성된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부터 흔드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어 "국제사회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인만큼 한국 정부는 일본 기업과 일본 국민에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런 말씀을 드리게 돼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주일 한국대사가 일본 정부로부터 초치된 것은 6년 만이다. 특히 한국의 법원 판결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사를 불러들인 것은 더욱 이례적이다. 초치 시점도 판결 직후다. 초치 대상이 공사가 아닌 대사인만큼 강경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자 일본 외무성은 신각수 당시 주일 대사를 불러들인 바 있다.

한편 타국 사법부의 판결을 외교적인 방향으로 항의하는 것을 두고 한국의 삼권 분립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노 외무상은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담화를 통해 "한일 우호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저부터 뒤엎는 이번 판결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제재판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고려하며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부 기자 interde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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