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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인 야노 히데키
20여 년간 한반도 강제징용 피해자의 소송을 돕고 일본 기업들의 책임을 추궁해온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인 야노 히데키(68) 씨는 30일 일제 강제징용 소송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이제는 신일철주금(구 신일본제철)이 나서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야노 히데키 강제연행·기업 책임추궁 재판 전국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신일철주금이 판결을 수용해 원고에 배상해야 한다"며 "기금이나 재단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돕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 소송의 원고들은 다 돌아가시고 한 분만 생존해 계신다. 피해자들의 한을 풀기 위해서는 (강제징용) 일본 기업들의 사과와 배상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야노 사무국장은 1995년 강제징용 피해자의 일본 법원 제소를 돕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여년간 일본과 한국의 강제징용 재판에서 원고인 징용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활발히 펼쳐왔습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돕기 시작했을 때 40대 중년이었던 그는 70대를 앞둔 나이에 '원고 승소'라는 대법원의 최종판결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그런 사이 소송의 원고 4명 중 3명은 고인이 됐습니다.
야노 사무국장은 인터뷰 도중 "돌아가신 원고들이 생각나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눈물을 흘리며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당연한 결정으로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군사정권 시절의 정부간 합의를 피해자들에게 내밀며 정부간에 끝냈으니 무조건 거기에 따르라고 하는 것은 너무 제멋대로다"라며 "앞의 판결이나 판단보다 뒤의 판결이나 판단이 우선한다. 인권문제에 대한 과거와 현재의 감각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한국 대법원의 이번 판결 결과가 신일철주금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판결을 계기로 배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사죄하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야노 사무국장은 "기업(신일철주금) 입장에서는 재판을 계기로 그간의 법정 다툼을 끝내고 싶어하는 기분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일본 정부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기업이 일본 정부의 의도에 손타쿠(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함)를 할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일본 정부도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통해 납치문제 해결을 노리는 아베 신조 정권에 이익이라는 설명입니다.
야노 사무국장은 "아베 총리는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협조를 필요로 한다"며 "북한이 일본과의 협상에서 과거 청산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번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다며 북한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다만 아베 정권이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판단을 놓고 대사를 소환하거나 한국 정부에 항의한다면 이는 한국의 3권 분립을 무시하는 것인 만큼 터무니없는 행동"이라며 "아베 정권이 한국과의 긴장을 높여 국내에서 지지율을 끌어 올리려 할 수도 있지만 이는 북한과의 납치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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