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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군인이 스토킹 하는 만화’가 성폭력예방교육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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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방부, 2016년 감수 거쳐 육해공군에 10만부 배포

불법촬영 두둔하거나 미성년자 성매매 나서는 내용도

여가부는 ‘예방교육 우수기관’ 선정…“전량 폐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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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당하는 여성을 도와준 군인이 며칠 뒤 같은 여성을 스토킹 한다. 지하철에서 불법촬영범을 잡은 경찰은 가해자에게 “요즘 소형카메라 좋은 거 많이 나왔는데 고생이 참 많으시네요”라며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다. 군인이 여성을 강간하는 장면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뒤 알고보니 그 피해자가 귀신이었다며 “귀신이 예쁜지 안 예쁜지”를 따진다. 휴대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성매매를 시도한 남성은 상대가 미성년자임을 알고도 “합의하에 하면 괜찮지 않나?”라며 성매매를 하러 나서고, 현장에 중년 여성이 나오자 자리를 피한다. 이 과정에서 교복을 입은 중년여성을 희화화하는 등 다분히 여성비하적인 묘사도 포함됐다.

모두 2016년 국방부가 제작해 육·해·공군에 배포한 ‘성폭력예방교육 자료’에 담긴 만화 ‘동작그만’의 내용이다. 국방부는 같은해 여성가족부로부터 ‘폭력예방교육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30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방부는 2016년 이런 자료를 검수과정을 거쳐 ‘성폭력예방교육 자료’로 만들어 육·해·공군에 10만부 이상 배포했다”며 만화 내용을 공개했다. <신동아>로부터 해당 만화를 제공받았다고 밝힌 윤 의원은 “여가부가 우수기관을 선정할 때 서면평가 뿐만 아니라 현지실사까지 하도록 돼 있는데도 성폭력을 희화화하는 내용을 교재로 삼은 국방부가 어떻게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냐”라며 “(여가부는) 해당 자료를 전량폐기하라고 국방부에 요구해야한다”고 꼬집었다.

해당 자료는 국방부가 기획·집필·감수를 맡았으며 육군본부, 해군본부, 공군본부의 감수도 거쳤다. 같은 해 여가부는 국방부를 ‘폭력예방교육 우수사례’로 들며 “군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례를 활용하여 별도의 교재로 구성”했다고 평가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이 같은 지적에 “해당 부분을 살펴보니 여러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모니터링 과정을 강화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조금 더 면밀하게 확인을 한 뒤 문제가 있다고 하면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 5조는 “여성가족부 장관은 교육이 부실하다고 인정되는 기관, 단체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리자 특별교육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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