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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대법 "강제징용 피해자에 日 기업이 1억씩 배상"…13년 만에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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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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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소송 제기 후 13년8개월 만에 피해자들의 승소로 마무리됐습니다.

일본 법원에서는 인정되지 않았던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을 우리나라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인정하면서 징용 피해자들의 유사 소송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배상책임을 부인해온 일본 측은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을 비롯한 강경 대응을 검토할 것으로 보이며 한·일 관계에 긴장이 심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늘(30일) 2014년 사망한 여운택 씨 등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 원을 배상하라"는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우선 피해배상을 부정한 일본판결의 국내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일본 법원의 판결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어긋난다는 원심의 판단은 관련 법리에 비춰 모두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일제의 한반도 식민지배가 합법적이라는 전제로 내려진 일본 법원의 판결은 우리 헌법 가치에 반하므로 국내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또 신일철주금이 가해 기업인 구 일본제철과 법적으로 동일한 회사인지에 대해서도 "원심과 같이 법적으로 동일한 기업으로 인정된다"며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소멸시효가 완성돼 배상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신일철주금의 주장에 대해선 "소멸시효 주장은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한 권리남용"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이 소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여 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일본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는 1941∼1943년 구 일본제철에서 강제노역한 여 씨와 신천수(사망)씨가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구 일본제철의 채무를 신 일본제철이 승계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은 2003년 10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이에 여 씨 등 4명이 우리 법원에 다시 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 모두 "일본판결 내용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과 기타 사회질서에 비춰 허용할 수 없다고 할 수 없다. 일본의 확정판결은 우리나라에서도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한 적 없는 이춘식(94)씨와 김규수(사망)씨에 대해서도 "옛 일본제철의 불법 행위를 인정하지만, 구 일본제철은 신일본제철과 법인격이 다르고 채무를 승계했다고도 볼 수 없다"며 같은 결론을 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2년 5월 "일본 법원의 판결 이유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라며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사건을 다시 심리한 서울고법은 이듬해 7월 "일본의 핵심 군수업체였던 구 일본제철은 일본 정부와 함께 침략 전쟁을 위해 인력을 동원하는 등 반인도적인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원고들에게 각각 1억 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판결을 그대로 확정하면서 강제징용과 관련된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들의 줄소송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현재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대법원에 2건, 서울고법에 1건 등 10여 건이 법원에서 심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지] '13년 만에 日기업 배상책임 확정' 강제징용 소송 일지

▲ 1965.6.22 = 정부, 일본정부와 '국교정상화 기본관계 조약'과 '재산 및 청구권 문제해결을 위한 협정' 체결

▲ 1997.12.24 = 여운택·신천수 할아버지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에 신 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강제징용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 2001.3.27 =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 원고패소 판결

▲ 2002.11.19 = 일본 오사카고등재판소, 항소기각 판결

▲ 2003.10.9 = 일본 최고재판소, 상고기각 판결

▲ 2005.2.28 = 여운택·신천수·이춘식·김규식 할아버지 서울중앙지법에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강제징용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 2005.8.26 = 정부, 청구권협정과 관련해 일본 정부와 군대의 반인도적 불법 행위는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된 것이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공식의견 표명

▲ 2008.4.3 = 서울중앙지법, '일본판결이 우리나라에서 효력이 인정되고, 신 일본제철이 구 일본제철의 채무를 승계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

▲ 2009.7.16 = 서울고법, 항소기각 판결

▲ 2012.5.24 = 대법원, '일본판결은 헌법 취지에 어긋나고, 신 일본제철은 구 일본제철을 승계한 기업"이라며 파기환송

▲ 2013.7.10 = 서울고법, 대법원 판단 취지대로 신일철주금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

▲ 2014.6.10 = 대법원, 사건접수 2년 만에 김소영 대법관을 주심 대법관으로 지정

▲ 2018.5.25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한 법원행정처 문건 공개 후 "청와대가 재판과 관련하여 (재판지연 등) 부적절한 요구 또는 요청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발표

▲ 2018.7.20 =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강제징용 소송 재판거래 의혹 수사 착수

▲ 2018.7.27 = 대법원,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

▲ 2018.10.30 = 대법원, '신일철주금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최종 결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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