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진상조사단 "범위도 침실만…가방도 안 열어봐"
"'핵심증거' 통화내역 원본파일도 수사기록서 빠져"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언론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이 5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 앞에서 열린 '장자연 리스트'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18.4.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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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고(故)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장씨의 주거지와 차량을 제대로 압수수색하지 않고 핵심 증거인 통화내역의 원본파일을 수사기록에서 누락하는 등 부실수사 정황 드러났다.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경찰이 2009년 3월 장씨의 주거지와 차량을 초기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부터 장씨의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증거인 수첩 등 자필기록과 명함 등을 다수 누락했다"고 28일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경찰의 압수수색에 걸린 시간은 57분에 불과했고, 압수물은 컴퓨터 본체 1대, 휴대전화 3대, 메모리칩 3점, 다이어리 1권, 메모장 1권, 스케치북 1권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압수수색 범위도 장씨가 사용하던 침실 위주로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침실과 별도로 있던 옷방은 수색하지 않았으며 장씨가 들고 다니던 가방은 열어보지 않았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그러면서 "장씨가 평소에 글을 쓰고 메모하는 것을 좋아해 침실 여기저기에 수첩과 메모장이 많았는데 다이어리 1권과 메모장 1권만 압수했다"며 "핸드백 안과 립스틱 보관함 사이 명함도 압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또 '장자연 리스트' 내용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자료인 장씨의 통화내역 등 원본 파일이 수사기록에서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장씨의 휴대전화 3대에 대한 통화내역과 디지털 포렌식 결과물, 장씨가 사용하던 컴퓨터를 수사했으나 그 내용과 원본파일이 수사기록에 첨부돼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단은 당시 수사검사로부터 장씨의 통화내역을 제출받았으나, 당시 수사검사가 제출한 통화내역의 최종수정 일자가 통신사가 제공한 날짜와 시간적 차이가 있고 편집한 형태로 돼 있어 통신사로부터 받은 원본 파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조사단은 장씨의 주거지에 압수한 다이어리와 메모장 복사본이 수사기록에 첨부되지 않아 내용을 알 수 없고, 경찰이 장씨의 싸이월드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해놓고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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