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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학교 보내기 무서운 日… 이지메 사상 최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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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학교 보내기 무서운 日… 이지메 사상 최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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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와코(和光)시에서 80대 노부부가 흉기에 찔려 남성(87)은 숨지고 여성(82)은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놀랍게도 노부부의 중학교 3학년 손자(15)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소년은 학교에서 이지메(왕따)를 당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은 경찰에 “학교에 용서할 수 없는 학생이 있어서 죽일 계획이었다. 가족에 폐를 끼치기 때문에 먼저 가족을 전원 죽이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2016년 아오모리(靑林)시립중학교 2학년의 여학생(13)이 자살한 사건도 최근 학교 내 이지메가 자살 원인이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일본 학교에서의 이지메가 살인 등 강력 범죄와 피해자의 자살과 같은 안타까운 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일본 사이타마현 와코시에서 흉기를 휘둘러 할아버지(87)를 살해하고 할머니(82)에게 중상을 입힌 중학교 3학년 손자(15)를 태운 경찰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학교에서 이지메(왕따)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소년은 경찰에 “학교에 용서할 수 없는 학생이 있어서 죽일 계획이었다. 가족에 폐를 끼치기 때문에 먼저 가족을 전원 죽이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ANN 캡처

지난 18일 일본 사이타마현 와코시에서 흉기를 휘둘러 할아버지(87)를 살해하고 할머니(82)에게 중상을 입힌 중학교 3학년 손자(15)를 태운 경찰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학교에서 이지메(왕따)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소년은 경찰에 “학교에 용서할 수 없는 학생이 있어서 죽일 계획이었다. 가족에 폐를 끼치기 때문에 먼저 가족을 전원 죽이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ANN 캡처


◆이지메 피해 사상 최대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해 초·중·고교에서 이지메 피해가 사상 최다인 41만4378건 발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보다 28.2%(9만1235건)나 늘어난 것이다.

일본 정부는 피해자의 생명이나 신체 안전이 위협당할 정도의 왕따를 중대사태로 보고 신속 대처하고 있는데, 중대사태로 집계된 피해 건수는 471건이나 됐다.

이지메 피해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왕따 행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과 SN에서의 비방·중상 피해 사례가 1만2632건으로 전년보다 17.2%(1853건) 늘었다.

일본에서 이지메 피해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이지메 행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과 SN에서의 비방·중상 피해 사례가 1만2632건으로 전년보다 17.2%(1853건)나 늘었다.


연간 30일 이상 결석하는 소위 부등교(不登校) 학생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14만4031명으로 과거 최다를 기록했다. 이들 중 60%는 90일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결석한 장기 결석자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이지메 급증

일본에서의 이지메 피해가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급증하고 있어 우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중·고교별로 이지메 피해를 보면 △초등학교(전체) 31만7121건(전년 대비 7만9865건, 25.2% 증가) △중학교 8만424건(9115건, 11.3%증가) △고등학교 1만4789건(31915건, 12.9% 증가) △특별지원학교 2044건(340건 16.6% 증가)을 기록했다. 이중 초등학교 1∼3학년의 경우 17만9061건으로 전년보다 25.4%(4만5473건)나 급증했다.

◆청소년 자살 연 250명 넘어

일본 정부가 중대사태로 집계한 이지메 피해 건수는 471건 중 55건이 목숨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지메로 자살한 학생 수는 10명이었다. 문부과학성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지메 등의 이유로 자살한 학생은 전년보다 5명 늘어난 250명으로 사상 최대다. 일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학생 수는 341명으로 91명의 차가 있다. 경찰은 수사에 기초해 통계를 내고 문부과학성은 해당 학교의 보고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경찰에서는 자살로 판명됐으나 학부모가 학교에 질병·사고 등으로 숨졌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메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여 조사 대상인 67개 도도부현(都都府縣)과 정령시(政令市) 1000명당 이지메 피해는 중 니가타(新潟)시가 258.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센다이(仙台)시 173.5건, 미야자키(宮崎)현, 108.2건, 오사카(大阪)시 99.9건. 교토(京都)부 90.7건 순이었다. 이지메 피해가 적은 도시는 구마모토(熊本)시 4.9건, 후쿠오카(福岡)시 6.1건, 사가(佐賀)현 8.4건, 도야마(富山)현 8.6명, 시즈오카(靜岡)시 8.8건 순이다.

도쿄=김청중 특파원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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