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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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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막겠다며 국경에 '난민 철조망' 치는 덴마크...'반난민' 북구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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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사진=게티이미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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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덴마크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을 이유로 전체 68km에 이르는 독일과의 국경선에 대형 울타리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난민 차단 장벽설치에 돼지열병을 명분으로 세우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야생 멧돼지가 옮기는 전염병이 아니라 주로 사람을 숙주로 옮기는 바이러스라 멧돼지 울타리의 효용성이 낮은데다, 실제 덴마크 극우 단체들이 난민 장벽으로 펜스 높이를 올리자고 주장하면서 돼지열병을 핑계로 난민 펜스를 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난민들이 일으킨 각종 강력범죄가 증가해 유럽 내 '반난민 정서'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덴마크의 국경폐쇄와 같은 반난민 정책이 북구권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도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의하면, 24일(현지시간) 덴마크 정부는 내년 초부터 독일과의 국경지역에 높이 1.5m, 깊이 0.5m의 펜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덴마크와 독일의 국경선 길이는 68km로, 이 전체 구간에 펜스를 설치하는데 총 1100만유로, 우리돈 약 143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덴마크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보유한 독일산 멧돼지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치는 것이라 해명했지만, 이보다는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한 장벽으로 짓는 것이란 의혹을 사고 있다.

의혹의 주 요인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옮기는 주요 숙주가 야생 멧돼지가 아닌 사람으로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돼지열병은 인체에는 무해하나 돼지나 멧돼지는 감염되면 출혈열을 일으키며 수일 내 죽는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있다.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도 전무해 최근 수년간 러시아, 동유럽 일대, 벨기에, 중국 등 곳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주된 숙주는 야생 돼지가 아닌 돼지를 수송하고 도축하는 '인간'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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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산 로렌초 지역의 외벽에 등장한 소녀 데시레 마리오티니라를 추모하는 문구 모습. 그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세네갈 난민 2명과 나이지리아 난민 1명에 의해 집단 강간, 살인당했으며 시신이 산 로렌초 인근에 버려진 채 발견됐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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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덴마크 정부가 세우려는 펜스가 돼지를 막는 용도가 아니라 난민을 막는 용도로 쓰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덴마크의 극우정당인 덴마크인민당(DF)은 난민을 막기 위해 펜스 높이를 2m 더 올리고, 불법 이민자 색출을 위해 감시카메라를 설치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난민들과 불법체류자들에 의한 살인, 강간 등의 강력범죄와 마약판매 등이 늘어나면서 전 유럽에 퍼진 '반난민' 정서가 북구권에서도 강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정정불안, 내전 등으로 몰려온 난민들로 인해 치안불안과 경제적 곤궁함이 겹쳐지면서 유럽 각국에서는 반난민 정서가 팽배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16세 소녀가 집단 강간당한 뒤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전역의 반난민 정서는 더욱 강해졌다. 이 사건의 용의자로 세네갈 난민 2명과 나이지리아 난민 1명 등이 용의자로 체포되자, 이탈리아 국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이탈리아 동부 마체라타에서는 지난 2월, 10대 소녀 1명이 나이지리아 불법 이민자에게 강간, 살해당한 뒤 토막 시신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마체라타에서 한 이탈리아 청년이 소녀의 복수를 하겠다며 흑인들을 대상으로 총격을 가해 이민자 5명이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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