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한복판에서 16세 소녀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불법 이민자(가운데) [사진=ANSA통신] |
-살비니 부총리 “‘벌레들’ 죗값 치르게 할 것”
-3명 체포 2명 수배…反이민정서 고조 우려
-지난 2월에도 유사사건 터져…시민들 슬픔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시내 한복판에서 16세 소녀가 집단 강간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에 이탈리아 로마가 발칵 뒤집혔다.
데시레 마리오티니라는 이름의 피해자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대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로마의 대표적 유흥가인 산 로렌초의 한 버려진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체내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된 이 소녀는 최소 1차례 이상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26세와 43세의 불법 이민자 세네갈인 2명과 나이지리아인 1명을 용의자로 체포했다고 ANSA통신이 25일 전했다. 이들은 마약 판매와 집단 강간, 살인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26세의 세네갈 출신 용의자는 작년에 추방 명령은 받았으나 응하지 않고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은 소녀의 시신이 발견된 건물 주변의 외벽에 ‘데시레를 위한 정의’, ‘산로렌초는 당신을 잊지 않을 것’ 등의 문구를 적고, 꽃을 헌화하며 추모와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로 불법 이민자들이 지목되자 당국의 불법 이민자 관리 실태가 재조명되는 동시에, 최근 팽배한 반(反)이민자 정서도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숨진 데시레의 어머니는 이날 언론에 “딸을 위한 정의를 원한다. 이런 비극이 다른 소녀들에게는 일어나선 안 될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처벌을 요구했다.
지난 6월 취임 이래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용의자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용의자들을 ‘벌레’라고 부르며 이들이 혹독한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끔찍한 사건에 책임이 있는 ‘벌레’들이 죗값을 충분히 치를 수 있도록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월에도 10대 소녀 1명이 동부 마체라타에서 나이지리아 불법 이민자에게 약물 중독 상태에서 강간·살해당한 뒤 토막 시신으로 발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이탈리아의 20대 극우 청년이 소녀의 죽음에 복수를 하겠다며 마체라타 시내에서 흑인들만을 겨냥해 조준 사격을 가해 사건과 무관한 이민자 5명이 다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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