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아시아경제 언론사 이미지

다시 만나는 '월레스' '치킨런'…아날로그 감성에 빠져볼까

아시아경제 조목인
원문보기

다시 만나는 '월레스' '치킨런'…아날로그 감성에 빠져볼까

서울흐림 / 7.0 °
아드만 애니메이션전 두번째 외출
월레스와 그로밋, 화려한 외출

월레스와 그로밋, 화려한 외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엉뚱한 발명가 '월레스', 영리한 암탉 '진저', 좌충우돌 어린양 '숀'에 이르기까지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소박하고 정겹다. 디즈니의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이 디지털 감성이라면 아드만의 클레이 에니메이션은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흠뻑 묻어난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드만 애니메이션전'은 그러나 결코 소박하거나 가볍지 않다. 디지털 시대속 장인 정신으로 한땀 한땀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세트, 영상, 스케치를 보고 있으면 고된 예술 작업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월레스와 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

월레스와 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


1초의 영상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24장 이상의 프레임을 찍어야한다. 클레이 에니메이터들이 하루종일 작업해서 만들수 있는 분량은 1초에 불과하다. 일주일 꼬박 작업을 해도 3~4초 분량을 만든다. 단편 한편을 만들기 위해서 수년씩 걸린다. 올해 초 개봉한 아드만의 최신작 얼리맨은 10년이 넘게 걸려 완성됐다. 아드만 스튜디오가 수상한 애니메이션 부문 아카데미상 4회 중 3회가 단편인 것도 이런 이유다.
숀더쉽 더무비

숀더쉽 더무비


전시장 한켠에는 '숀더쉽'에서 어린양 숀이 폐허가 된 도시 한복판에 앉아 밤을 지새우는 장면을 촬영한 세트가 통째로 전시돼있다. 아드만 스튜디오의 조명 디자이너들이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여러 각도에서 비추는 섬세한 조명들과 미묘한 빛의 변화가 실제 스크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최고의 해적이 되기 위한 모험기를 그린 '허당해적단'의 해적선 역시 볼거리다. 당장이라도 해적들이 튀어 나올것 같이 위풍당당하다. 동시에 아기자기한 장식과 물결을 표현한 빛의 변화는 디테일의 정수를 보여준다.

아드만 스튜디오의 작품들 외에도 창립자 피터 로드와 데이비드 스프록스턴, 1985년 웰레스와 그로밋을 제작하면서 합류한 닉 파크의 모습 등 아드만의 역사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7월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1차에 이은 것이다. 아드만 스튜디오 공식 전시가 아시아 국가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프랑스와 독일, 호주를 거쳐 세계에서 네번째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내년 2월 10일까지 볼 수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