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산단 내 제2의 ‘드루킹출판사’ 수두룩…계약미체결 불법 입주 만연

- 33개 국가산단 중 17곳 불법입주 869개…인천남동국가산업단지 24개

- 정유섭 의원 “국세청의 사업등록정보 공단과 공유 시급”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와 같이 산업단지공단과 입주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불법 입주해 있는 업체가 전국 869개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남동국가산업단지의 경우 24개 업체가 해당 산업단지에 입주가 불가능한 업종임에도 버젓이 입주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산업위 소속 정유섭 의원(자유한국당 인천부평갑, 사진)이 산업단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33개 국가산업단지 중 17개 산업단지에서 공단과 입주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불법 입주해 있던 업체가 869개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업체 중 해당 산업단지에 입주가 불가능한 업종임에도 버젓이 입주해 있던 업체가 86개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산업직접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집법)에 따르면 각종 세제혜택이 제공되는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하려면 반드시 산업단지공단과 입주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이들 업체는 이를 위반한 것이다.

단지별로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산업단지공단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불법 입주해 있던 업체가 299개로 가장 많았고, ‘느릅나무출판사’가 입주해있던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230개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반월국가산업단지 100개, 시화국가산업단지 47개,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 43개,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39개, 구미국가산업단지 32개, 인천남동국가산업단지 24개, 창원국가산업단지 19개 등 순이다.

특히 불법 입주한 업체들 중에는 해당단지에 입주가 불가능한 업종임에도 버젓이 입주해 있던 업체가 8개 단지 내 86개 업체에 달했다.

울산ㆍ미포국가산업단지는 계약 미체결업체 39개 중 35개 업체가 단지업종에 부적합한 업체로 드러났고, 인천남동국가산업단지 19개 업체, 서울디지털산업단지 12개 업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으로 종합무역상사인 LG상사는 파주출판단지 내 불법으로 입주해 창고시설로 활용해오다 지난 4월 드루킹 사건 직후 공단의 전수조사 당시 적발돼 오는 12월 퇴거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서울구로디지털단지 내에서 유사수신행위와 분양사무소, 도소매판매업을 운영하다 적발돼 퇴거 조치 당하거나, 울산미포단지 내에선 건설업이나 고물상을 하다가 적발되는가 하면, 광주첨단산업단지 내에서 골프용품을 판매하다가 적발돼 퇴거한 업체도 있었다.

정유섭 의원은 “단지입주 시 감면된 세금을 추징당하는 것을 우려해 공단에 신고없이 불법 임대차계약을 맺고 입주하는 업체들이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선 국세청의 사업등록정보를 공단과 공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gilbert@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