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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아동학대 의심 보육교사 맘카페 ‘신상털기’에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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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 의심을 받던 30대 보육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지난 13일 오전 2시50분쯤 김포시의 한 아파트 앞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ㄱ씨(37)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ㄱ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 아파트 14층에서 내리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ㄱ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됨에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서구 어린이집 보육교사를 하는 ㄱ씨는 유서에 “엄마 미안하다.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 원망을 안고 가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는 글을 남겼다.

ㄱ씨는 앞서 지난 11일 인천 서구에서 열린 어린이집 가을 나들이 행사 때 아동을 학대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당시 한 시민이 “보육교사가 축제장에서 원생을 밀쳤다”며 학대 의심신고를 했다.

이후 인터넷 맘 카페에서는 ㄱ씨가 아동학대를 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일부 누리꾼은 ㄱ씨 실명과 사진까지 공개했다.

경찰은 ㄱ씨에 대해 소환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천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ㄱ씨가 아동학대를 했다는 신고서만 접수됐을뿐 ㄱ씨의 이름도 몰라 신원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역 맘카페의 마녀사냥을 견디지 못하고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교사가 자살했다”는 청원 글이 올라와 있다. 이 글에는 “사실상 아동학대도 아니였고, 부모님과 오해도 풀었으나 신상털기 악성댓글로 인해 목숨을 버렸다”며 “정작 해당카페는 고인에 대한 사과나 사건에 대한 반성 없이 관련글이 올라오면 삭제하기 바쁘고 글 작성자를 강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글에는 6400여명이 동의했다.

또 다른 청원 글 ‘김포 보육교사 자살 사건에 대하여’에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자살한 김포 보육교사는 인터넷 김포 맘카페에서 실명과 어린이집 이름까지 돌았다”며 “개인정보까지 유출하며 신상털기까지 서슴없이 하고 있는 몰지각한 범법행위를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가 숨져 아동학대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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