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구하라씨(27)의 쌍방폭행 사건을 다룬 인천 ㄱ여고 영어 시험문제. 트위터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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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에 대한 성폭력 의혹을 받는 인천의 한 여자고등학교가 가수 구하라씨(27)의 쌍방폭행 의혹 사건을 이 학교 3학년 중간고사 영어 시험문제로 출제했다. 단순 쌍방폭행 사건이 아니라 구씨의 전 연인 최모씨(27)가 성관계 영상을 구씨에게 보내며 협박한 ‘성범죄 사건’이라는 의혹이 있는데도 해당 시험문제는 이 사건을 ‘팝콘각’, 최씨를 ‘참 불쌍한 남자’라고 표현해 비판이 일고 있다.
ㄱ여고의 해당 시험문제를 보면 ‘구하라’와 ‘미용사 최’, 구씨가 소속된 걸그룹 ‘카라’의 전 멤버 ‘강지영’이 등장한다. ‘강지영’은 “너 ‘팝콘각’이라는 말 아니?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롭고 재미있는 사건이나 상황이 생겼을 때 쓰는 말이야. 한 걸그룹 멤버가 남자친구랑 크게 싸우고 폭행했대. 뉴스에 난리가 났어! 팝콘각이야”라고 말한다. ‘구하라’는 “팝콘각? 그런 말 쓰면 안 돼! 네가 심각한 내용을 그런 단어로 말해서 유감이야. 네 말의 내용은 중요해. (빈칸)도 중요해. 내용뿐 아니라 문제를 얘기하는 방식 말이야”라고 대답한다.
이어 ‘최’는 “나도 하라 말에 동의해. 손님 머리를 자를 때 나는 나의 일상생활을 이야기해주는데 그들은 절대 지루해하지 않아. 나는 이야기의 내용은 물론 방식도 신경을 써. 이게 내가 여자친구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사랑받는 이유야. 하하하. 어쨌든 나는 왜 그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폭행당했는지 이해 못 하겠어. 참 불쌍한 남자야!”라고 덧붙인다.
해당 시험문제는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앞서 지난달 27일 구씨는 최씨를 강요, 협박,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구씨는 쌍방폭행이 벌어진 지난달 13일 새벽 최씨가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며 연인관계 당시 찍은 성관계 영상을 전송해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 2일 최씨의 자택과 자동차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이동식저장장치(USB) 등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수사하고 있다.
ㄱ여고 관계자는 12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학교도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라서 일일이 답변하기 어렵다”라며 “담당 교사가 경위서를 작성해 인천시교육청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ㄱ여고는 학생들의 ‘스쿨미투’ 고발로 교사들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학교다. 학생들은 트위터의 익명 제보 계정을 통해 교사들이 “너는 키가 유난히 커서 치마가 너무 야해 보인다”, “너는 애 몇명 낳게 생겼다”, “화장하면 남자애들이 싫어한다”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고발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장학사와 상담사 등 10여명의 ‘스쿨미투 대책지원단’을 구성해 지난 2일 특별감사에 나섰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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