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김태우 기자] KIA 베테랑 유틸리티 플레이어 유재신(31)은 3일까지 KBO 리그 1군 통산 437경기에 나갔다. 공격에서 확실하게 자기 것이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빠른 발을 앞세워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꿰차는 경우가 많았다.
1군 통산 437경기에서 안타가 87개였는데 도루가 57개였다. 유재신의 쓰임새를 잘 상징하는 대목이다. 87개의 안타 중 2루타가 9개, 3루타가 4개였고,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아무래도 장거리 타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선수였다.
그런 유재신이 프로통산 첫 홈런을 터뜨렸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순간에 터져 오랜 기간 기억에 남을 만한 홈런이었다. 첫 홈런이 그랜드슬램이었고, 상대 투수는 SK와 리그 에이스 김광현이었다. 이 홈런으로 팀도 이겼다.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던 유재신은 4일 인천 SK전에 선발 8번 우익수로 출전했다. 그리고 첫 타석에서 대포를 터뜨렸다. KIA가 0-1로 뒤진 2회 무사 만루였다. 김광현의 제구가 흔들리고 있었고, 유재신이 침착하게 싸움을 풀어나갔다. 그리고 2B-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 들어오자 이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KIA는 처져 있던 분위기를 살렸고 단숨에 3점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SK로서는 심리적으로도 치명타였다. 개인 첫 홈런과 첫 만루홈런이 가져다 준 엄청난 파급효과였다.
유재신은 수비에서도 좋은 캐치 하나를 선보였다. 6-2로 앞선 4회 1사 만루였다. 이재원의 타구가 우중간으로 뻗었다. 넘어가기는 역부족이었으나 담장까지 가는 타구였다. 이를 유재신이 침착하게 따라붙었고, 담장에 맞기 전 마지막에 가볍게 점프하며 잡아냈다. 제자리에서 기다린 것이 아니라 움직이면서 포구 타이밍을 맞췄다는 점에서 쉬운 타구는 아니었다.
이것이 희생플라이가 돼 1점을 내주기는 했으나 만약 잡지 못했다면 최소 2실점짜리 타구였다. 이날 유재신이 공수에서 벌어다 준 점수를 등에 업은 KIA는 7-3으로 이기고 중요한 한 판을 잡았다. 비록 부상으로 발목이 잡혔으나 유재신은 올해 38경기에서 타율 4할8푼을 기록하며 방망이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대주자 전문 선수가 이제는 자신을 가둔 틀을 깨려 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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