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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벼랑 끝' 자영업자 부채 591조…올해 42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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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증가세, 가계대출 보다 2배 가팔라
비은행 대출·소득대비 대출 확대 등 '질적 악화' 우려도

아시아경제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자영업자 대출의 양과 질 모두 악화되고 있다. 대출 규모는 591조원으로 올해 들어 42조원 가까이 늘었다. 대출 증가세가 가계대출에 비해 두 배 넘게 가파른 데다 금리가 높은 비은행 대출 비중이 커 향후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20일 발간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59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549조2000억원) 대비 41조5000억원 증가했다. 1인당 평균 대출규모도 2014년말 3억원에서 2분기말 3억5000만원으로 확대됐다. 한은은 개인사업자 대출(379조9000억원)과 해당 차주의 가계대출(210조8000억원)을 합산해 자영업자 대출을 계산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최근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급격하게 가팔라지고 있다. 2분기말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15.6%로 불과 반년 전인 작년말(14.4%)에 비해 1.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과 비교하면 그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2분기 말 가계대출 증가율은 7.4%로 자영업자 대출이 두 배 이상 가파르게 늘어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 부채가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향후 업황부진 등 여건이 변화할 경우 대출부실 위험이 여타 부분으로 전이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시장의 유동성이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에 집중되는 상황과 연관이 깊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누적 투자수익률은 아파트와 주택이 각각 55.8%, 48.9%로 주식(30.1%), 은행 정기예금(36.3%)를 압도한다. 이에 업종 식별이 가능한 자영업자 대출(283조2000억원) 중 부동산업의 비중이 40.9%를 기록했다. 부동산업 대출은 2014년 이후 매년 18.3%씩 늘어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을 견인하는 주 수요층 중 하나는 임대사업자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하면서 2분기말 임대사업자 수는 33만명, 등록 주택 수는 116만호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만 각각 7만명, 18만호가 늘었다. 또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거용 부동산 임대업 부문에서 주담대와 개인사업자 대출이 반비례하는 모습도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본격적인 은퇴 또한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이는 자영업자 대출 증감을 신규와 기존 차주로 나눠봤을때 신규차주의 기여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신규차주 대출은 52조5000억원, 기존차주는 45조7000억원 늘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차주 비중이 2014년말 20.7%에서 올해 2분기말 24.2%로 상승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질적으로도 약화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우선 은행보다 비은행 부문에서 크게 늘었다. 2분기말 기준 규모만 보면 은행이 407조7000억원(69.0%), 비은행(31.0%)이 183조원으로 은행의 비중이 두 배 이상 높다. 하지만 증가율은 은행이 작년말 9.7%, 2분기말 12.9%인데 반해 비은행은 같은 기간 26.6%, 22.2%에 달한다. 비은행 대출이 상대적으로 고금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인상기 대출 상환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자영업자들의 자산·소득대비 부채 비율도 확대 추세다. 작년말 자영업자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은 27%,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10%에 달했다. 두 수치 모두 4년 전인 2013년말(24%, 90%) 대비 크게 늘었다. 특히 부동산업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는 같은 기간 117%에서 181%로 급증했다. 소득 대비 부채규모(LTI)는 189%,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규모(DSR)는 42%로, 상용근로자(128%, 28%)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고소득, 고신용 차주의 비중이 각각 75.1%, 72.8%로 가계대출(64.1%, 69.7%) 대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대출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1개월 이상 원리금을 못 낸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0.29%로 중소법인대출 연체율(0.64%)에 비해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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