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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난민 트럼프식 해법 "사하라사막에 장벽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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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페인에 제시…거리·외국영토상 쉽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중해 난민 문제해결책이라며 사하라 사막에 장벽을 세우라는 의견을 스페인 정부 쪽에 건넸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크고 아름다운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으로 유권자들에게 접근했던 점에 착안, 난민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스페인도 적용해 볼 것을 제안한 셈이다.

연합뉴스

미국-멕시코 국경 모습
[EPA=연합뉴스]



스페인의 호세프 보렐 외무장관은 이번 주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 오찬 행사에서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고 가디언 등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렐 장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 측의 회의적인 시각을 잠재우려는 듯 "사하라 국경은 우리의 멕시코 국경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사하라 사막은 동서로 길이가 대략 3천 마일(4천830㎞)에 달해 미국과 멕시코 간 2천 마일(3천220㎞)보다 1천 마일(1천610㎞)가량 길다.

또 스페인이 사하라사막 지역에 세우타와 멜리아라는 2개의 작은 자국령을 확보하고 있을 뿐이어서 외국 땅에 긴 장벽을 세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트럼프의 말이 나온 때와 장소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는 아마도 지난 6월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부부를 수행해 보렐 장관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내용이 보도되자 스페인 외무부 대변인은 "장관이 말한 것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장관의 발언에 추가로 언급하지는 않겠다"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현재 지중해 난민 사태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바다를 통해 스페인에 당도한 난민들은 3만3천600명 이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이른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따돌리고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의 주요 목적지가 됐다.

이런 증가에는 사회당 소속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난민에 대한 온정적인 정책이 반영됐다.

스페인은 지난 6월 "인도주의적 재앙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안전한 항구를 확보해주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면서 이탈리아와 몰타가 입항을 거부한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를 수용해 630명의 난민을 받았다.

유럽의회 의장을 지낸 보렐 장관도 지난 7월 "인구가 4천만 명 이상인 나라에 올해 지금까지 약 2만 명이 이주한 것을 보면 이는 대량 이민이 아니다"라며 유럽이 '현실 도피성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우파 정당들은 산체스 정부가 난민 정책에 이중잣대를 갖고 있으며 너무 관대하다며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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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사막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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