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6월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
여자 극단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일부 여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윤택(66·사진) 전 연희거리단패 예술감독에 대한 선고가 19일 이뤄진다.
이에 올해 초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한 '#미투(MeToo) 운동'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중 첫 실형 선고 사례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까지 미투 사건으로 넘겨져 수사와 재판을 받은 이중 실형 선고를 받은 이가 없기 때문이다.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유사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감독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이 전 감독은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로 배우 선정과 퇴출 등 인사권을 비롯해 극단 운영에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여성배우 5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2016년 12월 여성 배우의 신체 부위에 손을 대고 연기 연습을 시켜 우울증 등 상해를 가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 좌에 의하면 이 전 감독은 피해자들에게 안마를 강요하면서 자신의 주요 부위를 만지게 하거나 연기지도를 빌미로 여자배우들의 신체를 상습적으로 만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전 감독은 이런 행위는 성추행이 아닌 독특한 연기지도 방법의 하나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와 더불어 피해 여배우들이 사전 정보를 갖고 극단에 들어왔고, 연기지도에 대해 동의했다고도 밝혔다.
이 전 감독은 최후진술에서 "완성도 높은 연극을 만들어보자는 열정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연기 훈련 과정에서 제 과욕이 빚은 불찰이 있었다"며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이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감독의 변호인은 지난 7일 열린 결심 공판의 최후 변론에서 "연기지도를 법의 잣대로 논단하는 건 새로운 장르의 예술의 씨를 자르는 결과가 될 수 있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전 감독 측은 연기지도의 일환이지 추행은 아니기 때문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런 이 전 감독의 태도를 두고 "극단 내에서 왕처럼 군림하면서 20여명의 여배우들을 수십 차례 성추행했음에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라고 비판하며 징역 7년과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공개, 보호관찰을 구형했다.
이 전 감독의 경우 오랜 시간에 걸쳐 다수의 피해자가 있고,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관돼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 초 서지현 검사가 과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것을 계기로 미투 운동을 통해 성추행 및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유명인사로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안태근 전 검사장, 고은 시인, 영화감독 김기덕씨, 영화배우 조재현·조민기(사망)씨 등이 있다.
이들 중 아직까지 실형을 선고 받은 사례는 없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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