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니 '돼지증' 발급받아라"
교사 인격 모독 증언 줄이어
남학생들 단톡방서 성희롱도
학교측 "전수조사 후 징계"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지난주 말 사이 트위터 ‘A외고 미투 공론화’ 계정에는 “남성 교사가 여학생들에게 ‘너네가 기쁨조다’라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내용을 포함한 폭로 글이 이어졌다. 제보 중에는 “일본어과 남학생들이 단톡방(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젊은 여성 교사 3명과 여학생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수위 높은 성희롱을 일삼다 내부자의 양심고백으로 밝혀졌다”는 내용도 있었다.
자신을 A외고 재학생이라고 밝힌 계정 운영자는 “당시 충격을 받은 선생님들이 휴가를 내기도 했고 경찰도 출동했을 정도로 큰 사건이었으나 학교 측은 내부 징계를 통해 이를 무마하려 했고 가해 남학생들은 별다른 문제 없이 대학에 진학했다”고 주장했다.
교사에게 인격모독을 당했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수학 교사가 여학생들의 체격과 몸무게를 조롱하는 발언을 일삼았다거나 ‘여자는 집안일을 하는 존재’라는 식의 여성 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교복이 맞지 않는 3학년 학생들은 교무실에서 평가를 통해 ‘돼지증’을 부여받고 사복을 입고 다니게 했다는 믿기 힘든 폭로도 터져 나왔다. 교사가 학생에게 휴지를 던지거나 머리카락을 만지는 등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에 올라온 글들의 내용은 대부분이 지난 2016년부터 2017년 사이에 벌어진 일들로 알려졌다.
제보자들은 대학 진학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특목고 지정 취소 위기라는 대내외적 상황 때문에 제때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A외고는 2015년 특목고 지정 취소 결정을 받았으나 유예됐다가 2년 뒤인 지난해 운영성과평가를 통과해 재지정됐다.
이 같은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A외고 학생회는 “스쿨 미투 운동을 지지하며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미투 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상황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측은 “SNS상에서 미투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17일 부장교사 회의, 교직원 회의를 개최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여 향후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