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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옷 벗고 기다리면 만점 준다"… SNS 타고 번진 '스쿨미투'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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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지간에 저질러진 ‘스쿨미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봇물 처럼 터지고있다.

학교라는 울타리에 갇혀있던 교육현장의 불미스런 민낯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파장도 커지고있다.

지난 7일 충북 청주의 한 여중생의 교내 성희롱 트윗 고발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트윗량은 12일까지 엿새간 300만건을 넘어서고 관련 제보도 줄을 잇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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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충남 논산 A고의 미투고발 계정(제보 받아요)에는 한 여학생이 “슬라임(말랑 말랑 한 장난감)을 만지고 놀자 B교사가 ‘어렸을 때 니네 엄마 젓가슴 못만져 커서도 그런 걸 만지고 있니?’라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이 글은 또 C교사가 “나라에 발전이 없는 이유는 여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서 그래. 니들 이렇게 집중 안해서 돈 많은 남자 만날 수 있겠니?”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D교사는 생리통 때문에 아픈 학생에게 “생리통 그거 가지고 유난 떨지마. 요새 여자들이 자궁 근육이 약하니까 그러는 거야. 자궁 근육이 강해야 애도 순풍순풍 잘 낳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당 학교는 언급된 교사 10명을 수업에서 배제하고 전교생을 상대로 지난 11일부터 전수 조사에 나섰다.

앞서 12일에는 ‘대전 A여고 공론화 제보정리’라는 SNS 페이지를 중심으로 스쿨미투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다. 스스로 스쿨미투 피해자라고 밝힌 한 학생은 “교사 E씨가 둔산동을 지나다니다 보면 여자들을 성폭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한 교사는 “화장실에서 옷을 벗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올라왔다.

이밖에 이 계정에는 “여성이 납치 당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여성의 짧은 바지 때문”이라거나 “수업 시간에 가슴 만지면 커진다. 나중에 남자 친구한테 부탁하라”는 든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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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미투’ 페이스북 캡처.


학교 관계자는 “지난 10일 이 내용을 인지한 후 많이 언급된 교사 2명은 수업에서 배제하고, 관련 교사 12명이 전교생을 상대로 사과했다”면서 “교육청 감사 결과에 따라 교사들을 징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에는 ‘광주의 한 고교 교사들이 여고생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상습적으로 일삼아 왔다’며 학교 교장에서 신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고생이 180여명,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역시 10여명에 달하자 학교측이 학생들을 상대로 자체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이 학교 관계자는 “많이 언급된 교사 2명을 수업에서 배제하고 관련 교사 12명은 전교생을 상대로 사과했다. 교육청의 감사 결과에 따라 교사들을 징계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광진구의 한 공립중학교에서는 성희롱과 성차별을 당한 내용을 적어 공개장소에 붙여 알리는 포스트잇이 등장했다.

그에 따르면 F교사는 “예쁜 여학생이 내 무릎에 앉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며 “여자는 아테네처럼 강하고 헤라처럼 질투 많은 것은 별로고 아프로디테처럼 예쁘고 쭉쭉빵빵해야 한다”는 등 성희롱 발언을 자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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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성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며 이 교사가 바지교복 착용을 금지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성동광진교육지원청이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장학에 착수한 가운데 경찰도 구체적인 발언을 확인하는 등 내사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달 22일에는 서울 용화여고가 졸업생 96명의 성희롱·성폭력 고발과 관련 교사 18명에 대해 파면·해임·정직 등 무더기 징계조치를 내렸다.

학교안에서 여학생들 대상으로 한 성추행이나 성희롱 사례가 잇따르자 SNS에서는 ‘스쿨 미투’ 공유운동이 번지고있다.

이미 서울과 대구, 대전, 청주 등지에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고발 계정이 만들어지고 제보가 들어오면 공개하는 형태로 진행중이다.

이에따라 일부 학교에서는 미투 고발을 예상해 예방 차원의 학생 대상 전수조사에 나섰다.

한 SNS 고발계정 누리꾼은 “교육부는 들어라. 경찰청은 수사하라.여성가족부는 응답하라. 학생들의 피해를 더이상 방관하지 말라. 이제 막 터져나오기 시작한 #스쿨미투 를 외면 말라. 여성청소년의 인권을 보호하라”는 글귀와 함께 ‘미투’가 터져나온 학교 이름을 해시태그해 SNS로 공유 중이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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