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6일 이후 항구에 발 묶이거나 지중해 떠나"…난민 사망자 증가 우려
지중해에서 난민구조 활동하는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 대원들 |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유럽 일부 국가의 난민 입국에 대한 강력한 단속 때문에 지중해에서 활동하던 비정부기구(NGO)의 난민 구조선들이 지난달 26일 이후 모습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구조를 시작한 후 가장 긴 활동 중단으로, 그동안 아프리카 난민들의 유럽 상륙을 도왔던 이들의 활동이 중단되면서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는 난민들의 위험은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몰타가 난민 구조선에 대해 항구를 폐쇄하고 불법난민 입국을 강력히 단속하면서 대다수 구조선들이 이들 두 나라 항구에 정박해 있거나, 단속을 피해 지중해를 떠난 상태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고무보트 등에 의지해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 수천 명의 목숨도 위태로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조선이 사라지면 난파로 인한 사망자는 급증한다.
앞서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선 활동이 중단됐던 6월 28일∼7월 8일 300명 이상의 난민이 바다에서 숨졌다.
무사히 바다를 건넌 난민 대비 사망한 난민의 비율은 작년 약 2.4%에서 올해 약 5.6%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해양 난민 구조단체(MOAS) 공동설립자 레지나 카트람보네는 "이런 끔찍한 비극은 보도된 것보다 더 자주 일어난다"며 "난민 사망은 강력한 수색과 구조작업으로 막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 수많은 난민들이 목숨을 잃는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출범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강력한 반(反) 난민 정책을 펴고 있다.
살비니 부총리는 NGO가 밀입국업자와 공모해 무자격 난민을 유럽으로 태워 나르는 '택시 서비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난민 구조선 입항을 금지하고 불법 난민 단속을 강화했다.
구조선은 사라졌지만, 일부 어민과 상선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여전히 난민구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튀니지 어민 6명이 난민 밀입국을 도와준 혐의로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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