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국정연설…"5년간 아프리카 일자리 1천만개 창출 지원"
"소셜미디어, 온라인 테러·극단주의 콘텐츠 1시간내 삭제해야"
융커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행한 국정연설에서 EU의 최대 과제인 불법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EU의 역외 국경이 효과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EU는 내년 5월 EU의 입법부 격인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 선거에서는 난민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의회서 국정연설 중인 융커 EU 집행위원장 [EPA=연합뉴스] |
이런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EU 내 일부 국가에서는 반(反)난민, 반(反)EU를 내세우는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 EU 주류 정치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융커 위원장은 특히 아프리카 난민의 유럽 유입을 막기 위한 근본 대책으로 향후 5년간 아프리카에서 1천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유럽과 아프리카 간 지속적인 투자와 일자리를 위한 새로운 동맹을 제안한다"며 이같이 말하고 "2020년까지 (유럽의 학생교류 프로그램인)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으로 아프리카 학생과 연구자 3만5천 명을 지원하고, 2027년까지 이를 10만5천 명으로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이어 융커 위원장은 "EU 회원국 국민은 EU가 그들을 적절하게 보호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와 제3국의 선거개입, 온라인 극단주의 콘텐츠 확산을 차단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융커 위원장은 테러를 선동하거나 이슬람 극단주의를 홍보하는 콘텐츠가 온라인에 게시될 경우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이를 한 시간 내에 제거하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또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를 수사하는 EU 검찰의 권한을 확대할 것과 내년 유럽의회 선거 때 제3국의 선거개입을 막기 위해 회원국 간 협력을 촉구했다.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융커 위원장은 EU가 국제무대에서 경제력에 걸맞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국제무대에서 더 큰 행동 주체가 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글로벌플레이어이고, 글로벌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달러화에 맞서 유로화가 국제무대에서 지불수단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EU 회원국들이 원유를 수입할 때 달러화로 결재하는 것은 거론한 뒤 이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EU 집행위는 수개월 내에 국제 지불수단으로서 유로화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내년 3월 30일 예정된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와 관련, 융커 위원장은 영국에 EU를 떠나면서 예전과 같은 특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EU를 탈퇴하기로 한 영국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운을 뗀 뒤 "EU를 떠나는 국가는 회원국 때와 똑같은 특권적 위치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영국 정부가 이해해 줄 것을 요구한다"면서 EU를 떠난 뒤 EU의 규정을 존중하지 않는 한 단일시장의 일부분도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영국 측은 현재 진행 중인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이 EU를 떠나더라도 EU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권한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
다만 융커 위원장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무역·안보문제에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융커 위원장은 내년 5월까지 일본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인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비준할 것을 유럽의회에 당부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이른바 '서머타임제'로 불리는 일광절약시간제를 폐지할 것도 공식 제안했다.
앞서 EU 집행위가 지난 7월 4일부터 8월 16일까지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는 참가자 460만 명 가운데 84%가 일광절약시간제 폐지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혔다.
융커 EU집행위원장, 유럽의회서 국정연설 [EPA=연합뉴스] |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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