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지난 2010년부터 미국에 발을 들인 최지만(27)의 야구 인생은 매 시즌 녹록지 않았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정적인 주전 도약을 위해 밀워키 브루어스 입단을 택했지만, 시범경기에서의 준수한 성적(타율 0.409, 3홈런, 10타점)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무대는 좀처럼 허락되지 않았다. 급기야 개막 로스터에 단 하루만 등록된 뒤 이튿날 마이너리그 강등을 통보받는 굴욕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팀 내에 에릭 테임즈를 비롯해 1루 자원이 넘쳐나 기약 없는 마이너리거 생활은 계속됐다. 트리플 A에서의 호성적(타율 0.302, 5홈런, 23타점)도 무용지물이었다.
다행히 지난 6월 템파베이 레이스로의 트레이드가 결정되며 상황이 급변했다. 7월 12일 메이저리그로 콜업된 최지만은 첫 경기인 디트로이트전부터 멀티히트에 성공했고, 9월 현재 3번과 5번 타순을 오가는 팀의 중심 타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든 9월 타격감이 심상치 않다. 11일까지 최지만의 9월 타율은 0.346(26타수 9안타)에 달하는데, 최근 6경기에서만 3홈런을 기록했다.
역시 압권은 11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였다. 4-5로 끌려가던 9회 2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최지만은 좌완 마무리 브래드 핸드를 상대로 끝내기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이자 템파베이 이적 후 6번째 홈런(시즌 8호)이다.
좌완 투수 약세를 끊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템파베이 이적 후 최지만의 좌완 상대 타율은 0.077(13타수 1안타)에 그쳤다. 상승세에도 찝찝함을 남겼던 유일한 오점이었다. 그러나 고전 끝에 시즌 33세이브를 기록 중인 정상급 좌완 투수 핸드를 상대로 진가를 발휘하며,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경기 후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9회 타석에서 ‘한 번만 제대로 걸리면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가득 했는데 정말 현실이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최지만의 자신감은 한껏 고조돼 있다. 오랜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고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시킨 최지만의 9월은 뜨겁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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